산업 생활

구직자 10명중 8명 "자발적 실업"

인크루트 1,643명 대상 조사결과<BR>입사시험 붙어도 "직무·연봉 안맞다" 포기 많아<BR>마구잡이 지원 말고 취업 희망기업 선정 신중을


사상 최악이라는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구직자 10명 가운데 8명은 합격되더라도 취업을 거부하는 등 자발적 실업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구직자 1,643명을 대상으로 구직성향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가운데 61.4%(1,008명)가 입사전형에서 최종 합격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합격경험자 가운데 88%(891명)는 취업이 되고도 자발적으로 입사를 포기하거나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회사에 입사했던 154명 가운데도 24%인 37명은 자발적으로 회사를 퇴직하고 실업자의 길을 선택했다. 이처럼 비자발적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구직자들이 ‘일단 붙고 보자’는 심정으로 마구잡이로 입사원서를 제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무리 취업이 힘들어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에 다니느니 차라리 다시 취업을 준비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자발적 실업을 택하는 이들이 실업자의 상당수인 셈이다. 특히 중소기업 합격자의 입사포기가 가장 두드러졌다. 아예 회사를 다니지도 않고 거절한 854명 가운데 77.2%는 합격회사가 중소기업이었다고 응답했다. 반면 대기업 입사포기는 10.5%에 그쳤다. 입사거절 이유로는 ‘근무조건이 맞지 않기 때문’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절반 이상인 58.7%(501명)이 ‘직무, 연봉 등 근무조건이 맞지 않기 때문’에 입사제안을 거절했고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입사를 포기했다는 사람도 20.8%에 달했다. ‘다른 회사에 중복합격’돼 입사를 거절한 구직자도 10.2%나 됐다. 막상 신입사원을 선발하고도 이들이 입사를 거부, 기업도 애를 먹고 있다. 구직자들의 중복지원으로 인해 신입사원 이탈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중복지원을 막기 위해 인ㆍ적성검사, 필기시험, 면접 등 전형일정을 경쟁사와 같은 날 맞춰 진행하는 등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올 상반기 15개 공기업이 동시에 채용을 진행하면서 필기시험과 면접 등 전형일정을 같은 날짜에 맞췄다. 10월에도 금융권에서 ‘빅3’로 불리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모두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취업재수생을 받지 않는 기업들도 있기 때문에 한번 입사기회를 잃을 경우 실업기간이 장기화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업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이 힘들어진다”며 “구직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들어가고 싶은 기업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사전 조사 하는 등 취업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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