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무대 객석·공연장기능 동시에국내 국악관련 건축작품 설계에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김원씨(건축환경연구소 광장)가 설계한 전북 남원시의 「국립민속국악원」이 오는 30일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자태를 드러낸다.
국악공연장은 흔치도 않을 뿐 아니라 서양음악 공연장과 달리 건축설계에 대한 기본자료가 거의 없어 작품설계가 매우 어려운 프로젝트에 속한다.
건축작품을 볼 때 가장 큰 비중을 두고 봐야하는 것은 작가의 철학이다. 즉 작가가 건축물이 세워지게 되는 목적과 기능 및 여러가지의 상황조건을 치밀하게 분석·연구해서 가장 합당한 해석을 해내야 하는 것이다.
국악은 조용히 감상하는 궁중악, 기악 등이 있고 관객과 화합을 이루면서 이에 맞는 공간이 필요한 농악, 판소리, 창극 등의 분야가 있다.
이같은 부류의 음악을 한꺼번에 소화해야 하는 것이 국악당의 핵심과제다. 그는 우선 이 국악원의 공연장을 전체적으로 정방형으로 배치했다. 중앙무대를 제외한 3면은 2개층으로 고정객석을 배치하고 중앙에는 중정형식을 빌려 객석과 공연장의 이중기능을 수행토록 했다.
중앙광장의 경우 탈춤, 농악, 창극 등 움직임이 수반되면서 관객참여가 필요한 공연이 가능토록 했고 중앙무대에서는 조용한 감상이 필요한 정악이 공연된다. 즉 무대·관객의 가변이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어 우리 전통국악공연장이 갖는 특성을 명쾌하게 풀었다.
그러나 작가가 남원이라는 지역성에 대한 배려가 소홀하지 않았나하는 느낌도 준다.<박영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