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조조정발표 '시장 일단 긍정적'

구조조정발표 '시장 일단 긍정적' 정부의 이번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구조조정의 발표 시기가 3일 시장이 끝나는 시점에서 발표돼 눈치보기가 심했지만 장기적으로 경제 체질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의지를 밝힌 점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계기업을 퇴출시키고 우량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등 자금 선순환의 고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이 과거의 빚더미 경영에서 탈피, 수익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경영에 치중하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냉정한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날 시장이 열리자마자 내림세로 출발한 주가가 소폭의 오름세에 그친 것도 시장 마감 후 발표되는 요인도 있지만 우리 경제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기태 WI카증권 이사는 “현대문제 처리를 볼 때 정부가 구조조정을 원칙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상황논리에 의한 대증적 처방을 내리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정부가 정확한 잣대를 갖고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의 칼날이 시장이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무뎌졌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퇴출되는 기업에 의지해 살아가는 하청기업 등 관련회사들의 연쇄 도산과 그에 따른 실업문제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물론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는 하지만 생각대로 잘 풀려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현대건설 등에 조건부 회생 처방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조건’보다는 원칙에 더 치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대우증권이 외국의 구조조정 추진상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구조조정 과정이 실물변수 호전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적어도 6년 이상 걸린 것으로 나타나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하튼 이번 기업 구조조정이 증권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구조조정의 한계 때문에 증시 상승추세 전환의 계기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정배기자 입력시간 2000/11/03 17:2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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