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박병원 금융당국에 쓴소리, "은행 배당 여부보다 재투자 여건 신경써야"


"금융감독 당국은 은행 배당에 간섭 말고 장기적인 은행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토대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

박병원(사진) 은행연합회장이 8일 배당정책은 주주가 시장전망에 근거해 재투자를 할지, 아니면 투자금을 회수할지를 결정하는 문제이고 당국이 이래라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라며 쓴소리를 했다.

박 회장은 당국이 배당 자제를 연이어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자율적인 은행 경영 기반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은행 경영진과 주주들이 스스로 배당을 하지 않고 재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은행들이 고배당을 하는 것은 이익금을 재투자해도 경영환경이나 시장전망이 좋지 않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배당 포기를 강요할 경우 주주들이 보유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은행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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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 당국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의 고배당 실시 방침에 재무건전성 저하 우려를 이유로 제동을 건 바 있다.

박 회장은 은행 경영에 대한 당국의 과도한 간섭과 공적기능 강조로 주식회사인 은행 자율경영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의 주 수익 기반인 순이자마진(NIM)이 갈수록 줄어들고 외부적으로는 중소기업 대출 확대, 사회공헌 압박을 받는 등 안팎으로 은행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데 따른 업계의 분위기를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주가는 상승했지만 은행 주가는 20% 이상 떨어졌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한국 은행산업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쪽으로는 은행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선진화를 외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은행의 공적기능을 강조해 자율경영의 기반을 침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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