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회장 전자·건설 전념, 나머지 계열사 전문경영인 체제로현대는「현대 회장」이라는 직함을 없애고 경영자협의회와 구조조정위원회를 해체하기로 했다.
현대는 30일 정몽헌(鄭夢憲) 회장 주재로 그룹 수뇌부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그룹 경영체제 개선안을 확정, 31일 오전 鄭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로부터 총수 1인 지배체제 개혁을 요구받고 있는 현대는 鄭회장이 현대건설과 현대전자만을 대표이사로서 직접 경영하고 나머지 계열사는 전문경영인들이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혁신적인 경영체제를 도입키로 했다.
현대는 또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과 鄭회장의 지배체제를 떠받쳐온 경영자협의회, 구조조정위원회를 과감히 해체하고 소그룹 분할 완료시점도 오는 2003년에서 1년 가량 앞당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이 구조위의 폐지를 요구하고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이 鄭명예회장의 그룹 회장 지명은 법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등 정부가 연일 현대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현대는 지난 98년 4월부터 그룹 회장제를 폐지하고 협의기구인 경영자협의회 회장을 「현대 회장」으로 불러왔다』면서 『경영자협의회가 폐지되면 당연히 현대 회장이라는 직함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대외적으로 현대를 대표해야 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현대 계열기업군의 대표기업인 현대건설의 정몽헌 회장이 나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는 이날 회의에서 경영자협의회 폐지 이후 계열사간 중복투자, 정보교환 창구가 없어지는 데 따른 부작용을 감안, 여러 가지 대안을 논의했다.
현대는 구조조정위원회의 실무를 맡아온 현대건설 경영전략팀, 현대그룹 차원의 대외홍보를 맡아온 PR사업본부의 조직과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鄭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E 비즈니스 강화 방안 등 그룹의 전반적인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밝힐 예정이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입력시간 2000/03/30 19: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