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메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대표적인 것이 PC 네트워크 포트(port)의 25번 포트를 다른 포트로 대체하는 것이다. PC는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주고 받을 때 주로 '25번 포트'라는 길을 이용해 전송하고 있지만 '데이터 전송시 발송자를 인증하지 않는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악성프로그램으로 발송되는 스팸메일은 이러한 허점을 이용해 PC관리자의 동의 없이 스팸메일을 무차별적으로 보낸다. 발신자 인증 기능이 없어 스팸 발송의 주요 경유지로 활용되는 것. 이 포트를 인증 기능이 있는 다른 포트로 바꾸면 스팸메일은 물론 악성코드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스팸메일 발송량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도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말부터 e메일 발송에 쓰이는 포트를 변경하는 '블록(차단) 25'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사업자의 비협조와 사용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사업자들은 이용자 혼란과 불만 초래를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지만 실은 e메일 시스템 변경에 따른 비용 문제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2006년 25번 포트 차단에 뛰어든 일본은 스팸메일 발송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스팸메일 발송국 순위도 5위에서 30위권 밖으로 내려갔다. 호주도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 현재 전체 인터넷 가입자의 90% 이상이 혜택을 받고 있다.
강혜영 KISA 스팸대응팀장은 "25번 포트를 다른 포트로 대체하는 것은 스팸메일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며 "이를 위해서는 업계의 협조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스팸 공화국'의 오명을 벗으려면 정부와 업계의 노력 못지않게 사용자들의 인식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스팸 문자나 스팸메일을 받았을 때 바로 삭제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지속적으로 스팸을 근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KISA는 스팸 신고 홈페이지(www.spamcop.or.kr)와 별도로 스팸 신고전화 118과 e메일(118@kisa.or.kr)을 운영하고 있다.
구태언 테크앤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 스팸 발송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받는데 처벌 수위로만 보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며 "이용자가 스팸을 잘 신고하지 않는 것도 스팸이 근절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