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초기기업 투자 생태계 실리콘밸리처럼 만들 것"

엔지니어 창업 프로그램 운영 내년 100억대 신규펀드 조성

임지훈 대표/사진=이호재기자

임지훈 대표/사진=이호재기자

"초기기업 투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투자 생태계를 실리콘밸리의 절반 수준 만큼이라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동 케이큐브벤처스 사무실에서 벤처캐피털(VC)업계 최연소 대표로 유명한 임지훈(32ㆍ사진) 대표를 만났다. 그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설립한 초기기업 투자전문 VC 케이큐브벤처스에서 지난 4월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이 회사는 프로그램스, 그린몬스터, 비테이브랩 등 8개 회사에 연이어 투자했다. 세간에는 포트폴리오 회사가 늘어난 만큼 관리에 집중하지 않겠냐는 말도 나왔지만 그는 "좋은 기업이 있다면 얼마든지 투자한다"며 소문을 일축했다.

이를 위한 추가 펀드 조성계획도 세웠다. 빠른 투자로 펀드 조기소진이 예상됨에 따라 그는 내년 상반기 중 100억원대 신규 펀드를 만들기로 김 의장과 이야기를 마쳤다. 케이큐브벤처스는 현재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지 않고 사모 형태로 조성한 115억원 규모 펀드를 운영 중이며 지금까지 30억원을 집행했다.


운영수익을 높이기 위해 펀드 규모를 키울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그는 "한국형 '마이크로VC(소액 투자전문 VC)'로 남기 위해 당분간 소규모 펀드 운영에 집중하겠다"며 "많은 VC들이 대형화 추세지만 펀드 규모가 커지면 (투자 단위가 작은) 초기기업 투자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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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큐브벤처스는 국내 창업 및 투자 생태계를 바꾸기 위한 색다른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우선 지난 6월 마지막 주부터 5주간 제 1기 '케이큐브 펠로우(K-Cube Fellow)'를 운영했다. 특이한 건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는 개발자나 엔지니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주말에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점. '모바일 세상이 10년만에 찾아온 기회라는데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시도하고 함께 창업할 팀을 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조만간 2기도 모집한다.

포트폴리오 업체들간 네트워킹에도 적극적이다. 매달 각 회사 최고경영자(CE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이 모두 모이는 '패밀리데이'를 열고 있다.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 등 미국 투자업체들이 포트폴리오 회사끼리 강하게 '끌어주고 밀어주는' 문화를 만들어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그는 "회사마다 강점이 다르기 때문에 패밀리 안에서 네트워크 효과가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며 "내년에 30개 업체가 모인다고 한다면 그 안에서 무언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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