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핵심소재부품 자립의 길


최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2년 세계 주요 상품ㆍ서비스 50개의 시장점유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은 스마트폰ㆍ2차전지ㆍLCD 패널 등 지난해보다 2개 품목이 늘어난 8개 품목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이는 19개 품목의 미국, 12개 품목의 일본에 이어 세 번째 순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한 8개 품목은 모두 전자업종 분야로 제조업 강국으로서 발군의 실력을 입증한 셈이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일본의 탄소섬유, 미국의 검색엔진 등과 같이 부가가치가 높고 산업의 원천경쟁력이 되는 소재나 서비스에서는 한 품목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소재부품 무역수지 개선추세 보여

우리나라는 전자ㆍ자동차ㆍ기계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과시하는 명실상부한 제조업 강국이다. 소재부품 시장에서도 세계 5위를 차지할 만큼 그 위상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의 핵심소재부품 분야에 있어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원천기술력이 여전히 부족해 핵심소재부품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의 60%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아무리 늘어도 핵심소재부품은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우리 산업의 고질적인 대일본 무역적자로 이어졌다. 이러한 핵심소재부품의 과도한 해외수입 의존으로 인해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으면서도 수출로 인한 부가가치가 해외로 유출되는 취약한 무역구조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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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최근 소재부품 분야의 무역수지는 괄목할 만하게 개선되고 있다. 국내 소재부품 산업의 무역흑자가 10분기 연속 200억달러를 이어가고 있으며 소재부품의 수입으로 인한 대일 수입 의존도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2005년에 27.1%였던 대일본 수입 의존도가 2010년에는 25.2%로 줄어들더니 올해는 사상 최저 수준인 21.0%를 기록했다.

이러한 시점에 정부가 지난 2010년 시작한 '20대핵심소재부품사업'은 소재부품 분야의 무역수지 개선과 대일 적자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인들에게 좋은 사례가 될 만하다. 애초 소재부품 분야의 대일 무역적자를 줄인다는 목표로 기획됐던 이 사업은 수입대체가 시급하거나 미래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20대 핵심소재부품을 선정해 올해 말까지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입대체 시급품목 집중개발을

이 사업은 국내 소재부품산업계에 벤치마킹의 우수사례를 제공하기 위해 3년이라는 단기간에 정부와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방식을 택했다. 그동안 무역적자 개선을 위한 기업인들의 강한 노력과 의지 덕분에 사업 종료를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의 대일 무역적자 완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0일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사흘간 '20대핵심소재부품성과전시회'가 개최된다. '2013글로벌소재부품산업대전'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전시회는 단순한 성과물의 전시가 아니라, 핵심소재부품의 선정ㆍ개발 과정을 함께 볼 수 있어 다른 소재부품 관련 기업과 기관들에 소재부품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 어느 때보다 많은 소재부품 기업인들이 참여해 우리 소재부품산업의 기술력ㆍ경쟁력에 대한 자부심과 앞으로 첨단 소재부품 개발을 위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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