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유가 급등에 경각심을

산유국들이 지난 3월 두차례에 걸쳐 감산과 추가감산을 합의함에 따라 배럴당 9달러선이던 원유가격이 13달러로 오르더니 계속 오름세를 타고 요즘은 19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97년 이후 최고 가격이다. 올해 연말까지는 20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배가 넘게 뛰어 오르는 것이다.국제 원유가격의 급등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가져온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단일 품목으로서는 최대 수입품이어서 우선 무역수지 악화로 나타난다. 연간 170억달러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10%만 올라도 17억달러의 추가부담이 생긴다. 수출증가가 신통치않은 마당에 수입액만 늘어나게되니 무역수지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성장과 물가에도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배럴당 12달러를 기준해서 25% 가격이 오를 경우 GDP성장률이 0.45% 줄고 소비자물가는 1.8% 상승한다고 한다. 20달러까지 오르면 성장률은 1.25% 마이너스 효과로 나타나고 물가는 4.4%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기업의 채산성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오랜만에 되살아나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고 물가상승에 따른 소득감소와 성장둔화로 인해 실업 해소 정책에도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응자세는 안이하기 짝이 없다. 당국은 원유가가 코소보 사태가 진정되면 14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물가도 별 걱정할 것이 없다고 한다. 너무나 낙관적인 자세라 아니할 수 없다. 수입물가는 이미 오름세를 타고 있고 국내 물가도 통화팽창의 파장으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소비도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4분기 에너지 소비는 전년동기 대비 9%정도 늘어나 거의 국제통화기금 체제 이전 수준에 육박했다. 앞으로 경기가 풀리면서 더욱 늘어나게 마련이다. 기름 최대 수입국에 최다 소비국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때다. 설사 14달러에 머문다해도 우리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처지라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나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소비절약과 비축물량 확보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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