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법무부-오라클 '反독점 소송' 법리논쟁 치열

법무부 "피플소프트 M&A땐 독과점 심화"<br>오라클 "개념상 그럴듯 해도 실체없다" 반박<br>증시, 오라클-통계적으론 법무부 승리 점쳐

오라클과 미국 법무부가 7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된 반(反)독점 소송에서 승리하기 위해 치열한 법리 논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소송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영전략이 최종 판결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해 소프트웨어 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라클은 지난해 6월부터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피플소프트를 대상으로 77억달러 상당의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추진해 왔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월 오라클의 적대적 인수합병 계획이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며 기소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할 경우 경쟁제한, 가격 상승 등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오라클은 “법무부의 주장은 개념상으로만 그럴듯하게 들릴 뿐 실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MS는 7일 이번 소송에서 독일의 SAP을 인수하려고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그 사실을 공개했다. MS는 “SAP과 인수협상을 벌였지만 거래 및 통합의 ‘복잡성’ 때문에 포기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MS조차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복잡성을 이유로 SAP 인수협상을 포기한 만큼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는 미국 기업소프트웨어 시장의 독과점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오라클은 법무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라클은 MS의 SAP 인수 시도는 마음만 먹으면 기업용 소프트웨어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월 오라클 변호사는 “법무부는 미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시장에 마치 오라클과 피플소프트밖에 없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SAP 제품은 미국 어디에서라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시장은 오라클의 승리를 점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피플소프트의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에서 벗어나 지난주말 종가보다 6.6%나 뛰어오른 18.46달러로 마감했다.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주식 매입 제안가격은 주당 21달러이다. 이날 피플소프트 주가가 뛰어오른 것은 오라클의 승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입 제안가격보다 싼 값에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면 기업용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시장은 오라클과 SAP의 양자구도로 재편된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법무부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91년부터 2002년까지 법무부가 기소한 인수합병 관련 소송은 모두 126건이나 이 가운데 법무부가 패소한 것은 7건에 불과하다. 이번 반독점 소송에 대한 판결은 한달 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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