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경제 地形대변화 시작됐다

'테러 참사'로 美영향력 후퇴 불가피 WTO 역할 커질듯'강한 정부' 부활…보안사업등 IT핵심분야로 떠올라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처음 나타난 세계 주요국 동반 경기침체속에 지난 11일 발생한 미 세계무역센터(WTC)에 대한 항공기 테러가 세계경제 지형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오고 있다. 우선 가장 큰 흐름은 테러 공격에 따른 세계화의 급속한 퇴조 가능성의 대두. 해외 생산과 국내 생산의 상대적 비용 우위가 이번 테러를 계기로 극적으로 뒤바뀌게 된 것이 경제적 측면의 큰 원인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반면 세계무역기구(WTO)의 역할은 늘어날 전망이다. 미 레이건 행정부시절 시작, 세계적으로 확산된 정부의 시장개입 축소 경향이 확대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점도 예상되는 변화다. 또한 보안산업 등이 정보기술(IT)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는 한편 다국적 기업들의 경영 패턴에 일대 변화가 일며 전 세계 산업구조의 재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급격한 세계화 퇴조 가능성=국제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 공격이 생산과 국제 교역 비용을 상승시킴으로서 세계가 세계화에 등을 돌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지정학적으로도 선진국들간에 테러에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제휴가 이뤄지면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빈부의 차를 더욱 확대, 개도국들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가 전 같지 않을 것이란 점도 예견되는 흐름이다. 이와 관련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28일 이제까지 생산성 향상과 세계화는 사실상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졌다며 정보기술 분야의 과투자가 소진되기까지 앞으로 5년간 생산성 증가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온데다 대 테러 비용까지 겹침으로서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시장개입 증대=테러 이후 세계경제의 가장 큰 변화로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것은 '작고 강한 정부'라는 90년대 패러다임의 전환. 이들은 정부 규제 완화라는 원칙이 정부의 개입과 규제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침체 극복이나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직접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테러 피해 복구 등을 위해 이미 400억달러의 추가 예산을 편성한 비 정부는 미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한 개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 역시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량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정부의 영향력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유럽의 각국 정부도 경기회복을 위한 역할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국 정부가 보안 강화와 테러리스트 감시를 위해 시장 메커니즘에 대한 개입과 통제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LA타임스는 최근 테러이후 전개되는 시장에 대한 정부 통제가 냉전이 본격화되던 50년대와 유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계 재편의 계기, 보안산업 등이 새 화두=보안이 각 기업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며 온라인 보안 관련 산업이 컴퓨터, 인터넷, 무선통신에 이어 새로운 정보기술(IT) 스타로 각광 받는 등 산업계의 재편이 가시화될 조짐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보안 관련 지출을 이윤창출이 없는 순수 비용으로 인식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이번 테러로 인해 이런 인식에 변화가 발생, 해킹방지ㆍ데이터 저장장치 확보 등 보안관련 업무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리스크 큰 지역에 대한 진출 회피, 출장 대신 화상회의 개최 등 기업활동과 문화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에게서 이 같은 경향은 뚜렷해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외투자대신 자국내 생산 등의 추세가 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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