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서비스·공산품값 마저 들썩…하반기 물가 5%대 진입 할수도

■ 치솟는 물가<br>농산물·석유류 제외한 근원물가도 2.6% 15개월만에 최고치<br>원유등 진정 기미 없어 인플레 우려 현실화



소비자물가가 4%대로 치솟으면서 물가불안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하반기에는 물가가 5%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물가급등을 주도했던 농축수산물에서 공업제품과 서비스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서민들의 생활고가 더욱 가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계절적 영향을 받는 농산물ㆍ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조차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물가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당장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3±1%)를 벗어난데다 최근 물가상승을 주도하는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정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부도 올해 경제운용 기조로 내건 3% 물가관리 목표 수정을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당장은 기존 전망에 변함이 없지만 물가불안이 지속되면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물가관리 목표치를 수정하겠다는 생각이다. ◇근원물가 15개월 만에 최고치…물가관리 비상=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1% 상승했다. 3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섰다. 구제역과 이상기온 여파로 장바구니 물가로 대표되는 농수산물 등의 신선식품지수도 30.2%나 급등했다. 물가불안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당장 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 준비에 나서야 하는 서민들은 어느 때보다 급등한 식탁물가 때문에 고민이 커지게 됐다. 특히 농산물 가격이나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2.6%로 2009년 10월 이후 15개 만에 최고치를 갱신해 물가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향후 물가불안이 확산될 수 있음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배추파동으로 소비자물가가 4.8%까지 급등할 때도 근원물가는 변동이 없었다. 연일 물가를 잡겠다고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전혀 효과가 없는 셈이다. ◇물가불안 확산…금리인상 압박=농축수산물에 국한해 급등하던 물가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과 외식서비스ㆍ공업제품 등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공식품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라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고 외식서비스는 2.5% 올라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도 10.9% 올랐고 상대적으로 안정됐던 공업제품도 4.3% 급등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인플레이션 심리 확산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세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추가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장 1월 물가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를 벗어나 금리인상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물가 5%대 올라서나…정부 하반기쯤 3% 목표 수정=물가 대란이라고 할 정도로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는 것도 문제지만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고 각종 미시적 대책을 내놓아도 물가가 잡힐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가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 이어지면 상승효과로 인해 하반기에는 물가가 5%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상반기 내내 4%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유가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하반기 물가가 5%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도 물가급등이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를 인식하고 있다. 당장은 올해 목표로 내건 3% 달성을 수정하지 않지만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수정한다는 복안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기존 전망은 변함이 없다"면서 "물가 불안 요인 등을 살펴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수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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