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단 모든 금융기관 살리겠다”/골격잡힌 금융기관 정리방안

◎불실종금 인수합병·은행 증자 등 통해 체력보강정부가 10일 발표한 금융시장안정대책에서 드러난 금융기관정리방안은 「일단 모든 금융기관을 살리겠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은행은 말할 것도 없고 부실경영과 단기유동성부족으로 영업정지를 받은 14개 종금사도 가급적 폐쇄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일단 성업공사가 나서서 부실채권을 대거 매입해 몸집을 가볍게 해준다는 점은 은행과 종금이 동일하다.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성업공사는 추가로 5조원 이상 재원을 확충할 계획이다. 다음단계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은행은 통합예금보험공사가 증자 등에 참여해 개별은행별로 체력을 보강해 주고 부실종금사는 합병권고 등을 통해 강제로 합병시킨다는 복안이다. 정부가 인가취소 등을 통해 종금사를 폐쇄하기보다는 합병을 추진키로 한 이유는 어차피 3년간 예금원리금지급을 전액 보장키로 한 만큼 폐쇄보다는 합병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 등을 고려할 때 비용이 싸게 먹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종금사를 인수·합병하는 금융기관은 증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재경원은 종금사와 증권사를 통합해 투자은행을 육성하는게 가장 시너지효과가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예금보험공사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즉시 공사주도로 부실종금사의 통합작업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경원은 인수·합병시 기존 종금사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해 대주주가 반드시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에 영업정지를 받은 5개사와 지난 2일 같은 조치를 받은 9개사 등 14개 종금사는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피하려면 연말까지 대주주증자 또는 다른 금융기관과의 합병 등을 통한 자체적인 자구노력을 내놓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종금사에 대한 강제구조조정이 내년 1월이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통합예금보험공사의 은행증자참여는 모든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국제결제은행(BIS)기준을 충족토록 정부가 지원한다는 방침을 의미한다. 지원을 많이 받는 은행은 앞으로 닥칠 은행간 인수·합병의 주된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지원에는 조건이 있다. 금융시장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의 협조요청에 부응한 은행과 그렇지 않은 은행을 차등지원 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비협조적인 은행에는 보다 더 엄격한 자구노력을 강요하겠다는 의미다.<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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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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