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특수강과 고품질 철 분말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정몽구(사진) 회장의 소재 부문 신사업 확대와 일자리 창출 의지가 합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소재 개발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 '품질혁신 체계' 구축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생산 및 개발에 나서는 차세대 특수강과 고품질의 철 분말은 자동차에 핵심이 되는 엔진과 변속기의 필수 소재다. 그룹 관계자는 "한 차원 높은 소재 개발을 통해 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현대ㆍ기아차의 품질 경쟁력 상승까지 도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투자는 2만2,200여명의 일자리 창출과 6조1,1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특수강 공장 건설 및 운영에 고용창출 2만600여명, 생산유발 및 부가가치 창출 5조6,700억원의 효과가 기대된다. 철 분말 공장 건설에는 1,600여명의 고용 창출효과 및 4,4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및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그룹이 차량용 소재 개발에 나서는 것은 품질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차량 경량화 및 차체 고강도화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것. 앞으로 현대ㆍ기아차를 중심으로 현대제철ㆍ현대하이스코 등은 공동으로 신차 개발단계부터 미래 자동차 특성에 특화된 맞춤형 및 차세대 강판 개발에 더욱 힘을 쏟을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시너지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의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제품 개발에 나설 수 있고 수익성 측면에도 타 업체를 압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부터 차세대 자동차용 특수강 공장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내 23만6,000㎡ 부지에 고도화된 정밀압연 설비를 도입한 공장을 신설하고 제강 공정에 기존 제철소 인프라 및 고로 쇳물(용선)을 활용해 고청정 특수강을 생산할 예정이다.
철 분말 공장은 당진제철소 인근에 건설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2만5,000톤의 철 분말 공장 건설에 1,200억원을 투입했다. 철 분말은 철 스크랩을 전기로에서 녹인 쇳물에 고압의 물을 분사해 미세한 분말로 만들어진다. 부품 협력업체에서 성형과 소결 과정을 거치면 엔진과 변속기의 정밀 부품으로 완성된다.
현대차그룹은 제품 특성에 최적인 철 분말을 자체 개발해 완성차 부품의 내구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철 분말은 국내에 연간 7만톤 규모가 소요되는데 전량 스웨덴ㆍ미국에서 수입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생산이 시작되면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