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위 경제대국 도약' 귀추 주목지난 15년간 중국의 최대 숙원이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초읽기에 들어 갔다.
중국의 WTO 가입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역시 중국의 WTO 가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WTO 가입은 경제적 위상 제고라는 한마디로 압축시킬 수 없을 만큼 자체적인 이득은 물론 주변국가, 특히 아시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혁ㆍ개방 가속도 붙을 듯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국내 경제와 무역 체제를 국제 수준에 맞춰야 하는 만큼 중국이 그 동안 추딘돼 온 개혁 개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무역 및 투자장벽 완화는 중국시장의 재분활 및 내륙지방으로의 개방효과 확산을 의미하며, 제 10차 5개년 계획(2001~2005)과 서부대개발과 맞물려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EU 등 주요 무역 대상국들로부터 WTO 상의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됨으로써 중국의 대외 수출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경제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증대로 외국인의 대(對) 중국투자도 늘어남은 물론 화교권 경제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중국의 WTO 가입은 용(龍)의 옆구리에 날개를 다는 격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계 부딪힌 내수 중심 경제 탈출구 될 듯
올들어 세계 언론들은 중국 경제를 가리켜 '세계적인 경기둔화의 무풍지대'로 표현해 왔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지난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1%에 이른데다 1~4월 중 외국인 직접투자 역시 12.43%나 늘어나는 등 순항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외양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내수에 의존하는 현재의 상승세는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고민'을 해왔고, 이 같은 고민의 해결을 위해 WTO 조기 가입을 추진해 왔다.
고공행진을 지속해 온 중국 경제 역시 세계시장에 편입되지 않으면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위기감이 있어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WTO 가입은 한계에 부딪힌 중국 경제의 탈출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부의 반발 가능성도 커
중국의 WTO 가입은 농업보조금 감축이라는 카드를 내와야 이뤄질 수 있는 산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15년 동안 WTO 가입을 숙원해 왔으면서도 지금껏 WTO 가입이 이뤄지지 못한 이면에는 농업보조금을 둘러싼 미국 및 EU와의 마찰이 중요한 원인이 됐다.
이번에 미국과 중국이 중국의 WTO 가입에 전면적인 인식의 일치를 도출해 낸 것도 결국은 중국이 고집해 왔던, 즉 개발도상국의 경우 10% 이상의 농업보조금 지급을 양보했기 때문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보조금 감축에 따른 대내적 불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또한 중국의 농산물 가격은 싸기는 하지만 일부 상품의 경우는 국제가격보다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면화ㆍ밀ㆍ옥수수ㆍ콩 등 곡물 수입국이 될 공산이 크다.
특히 중국은 2004년까지 농업 관세율을 17%까지 낮춰야 하기 때문에 농촌에 상당한 타격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회이자 도전
중국의 WTO 가입은 특히 중국 경제에 대한 기회이자 도전이 된다는 점에서 낙관만 하기는 이르다.
공업부문에서는 비교 우위를 가진 방직, 의류 등은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겠지만 그간 보호속에서 지내왔던 자동차, 철강, 화학, 의약품 등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보험, 소매, 통신, 관광, 법률, 회계 등 서비스 산업의 개방으로 아직 초기단계인 이 분야에 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시장에서도 지적 재산권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중국의 WTO 가입은 기회이자 도전인 셈이다.
일본의 경제산업성은 최근 통상백서를 통해 앞으로 아시아는 중국을 축으로 한 대(大) 경쟁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저임금을 무기로 노동집약적 산업은 물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산업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분야에서 동시에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 아시아 경제 발전의 성장 엔진이 될 것이란 것이다.
중국이 일본 경제산업성의 예측처럼 WTO 가입을 통해 아시아의 성장 엔진, 나아가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