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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2차전

프로야구 'FA 시장' 우선 협상 기간 마감

타구단 12월 3일까지 자유계약선수 영입전

프로야구 왼손 선발투수 장원준. 장원준을 영입하는 구단은 선수와의 계약 외에 원 소속 구단 롯데에 보상금으로 최대 9억6,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연합뉴스


좌완 장원준 '4년 100억' 조준… 최정 86억 기록 넘을까 '관심'
올 총11명 시장 나와 과열 조짐… 작년 523억 기록 경신 분위기
"9년 FA 자격 낮춰 매물 늘려야"… 시장 가격 거품 논란 개선 목소리


진짜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우선협상이 26일로 마감되면서 '외부 FA'에 눈독을 들여온 구단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26일까지 원 소속 구단과 계약하지 못한 FA들은 시장으로 나와 다음달 3일까지 원 소속 구단을 제외한 9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전체 19명의 FA 가운데 원 소속 구단과 재계약한 선수는 8명으로 11명이 시장으로 나왔다. 우선협상 마지막 날 윤성환·안지만·조동찬(이상 삼성)이 도장을 찍었고 최정·김강민·조동화도 SK 잔류를 선택했다. 박용택(LG)과 김경언(한화) 또한 원 소속 팀에 남았다. 최정이 역대 FA 최고 대우인 4년 86억원, 윤성환이 FA 투수 최고인 4년 80억원, 안지만은 4년 65억원으로 FA 불펜 투수 최고액을 경신하는 등 FA 관련 역대 기록들이 대부분 깨졌다. 이날 하루 계약규모만도 395억5,000만원이다. 역대 FA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이 풀렸던 지난해의 523억5,000만원마저 경신될 분위기다. 시장에 나온 11명 가운데 최정의 86억원 기록을 갈아치울 선수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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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 FA 100억 시대 열까=최정의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FA는 투수 장원준이다. 원 소속 구단인 롯데에 따르면 장원준은 4년간 88억원을 제시했음에도 "시장에 나서보겠다"며 거절했다. 선수단 숙소 폐쇄회로(CC)TV 사찰 등 일련의 사태로 구단에 염증을 느꼈거나 이미 마음이 기운 다른 구단이 있을 수 있다. FA 협상 전 사전접촉은 금지돼 있지만 이를 지키는 구단은 많지 않다. 현재 LG와 한화가 장원준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 규약에 따르면 FA인 장원준을 영입한 팀은 원 소속 구단에 전년도 연봉의 200%(6억4,000만원)에다 선수 1명을 얹어주거나 현금으로만 300%(9억6,000만원)를 별도로 내야 한다.

지난 2004년 롯데에 입단한 장원준은 통산 85승77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했다. 2011년 180이닝 이상을 던지며 15승에 3.14를 올렸고 올해도 155이닝 동안 10승9패 4.59로 두자릿수 승수를 이어갔다. 왼손 투수인데다 우리 나이로 이제 서른이라는 점도 몸값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일본 언론에서는 오릭스가 장원준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장원준을 데려가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88억원을 거절했다면 100억원은 베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롯데가 제시한 조건은 보장 금액 80억원에 플러스 옵션이 8억원이었다. 최대 88억원에는 못 미치되 보장 금액으로 80억원 이상을 쥐어주는 선에서 계약이 이뤄질 수도 있다. 만약 장원준이 다음달 3일까지 타 구단과 계약에 이르지 못하면 다시 롯데를 만날 수 있다. 다음달 4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원 소속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테이블에 앉는 장원준에게 88억원을 그대로 내밀지, 깎아서 내밀지는 롯데 마음이다.

◇과열 논란에도 제도 개선은 멀기만=야구 수준이 높고 시장도 큰 일본 프로야구보다도 국내 프로야구의 FA 계약규모가 더 커지면서 과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에 2000년 도입된 FA 제도는 2005년 4년간 최대 60억원에 계약한 심정수 때부터 거품 논란이 있어왔지만 제도 개선은 10년이 다 된 지금도 제자리걸음이다. 과거에는 마이너스 옵션이 있어 실제로는 발표 금액을 그대로 받기가 어렵기라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이너스 옵션마저 사라졌다. 아무리 타고투저 현상이 심해졌다고 해도 평균자책점 4.59에 그친 투수를 둘러싸고 100억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국내 FA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FA 외에는 전력 보강을 위한 방법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시장에 풀리는 선수는 제한적이니 가격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이에 9년인 FA 연한을 낮추는 방안이나 FA를 A~C등급으로 나눠 원 소속 구단에 대한 보상을 달리하는 FA 등급제, 외국인 선수 확대 등이 논의돼왔지만 구단들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때마다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구단마다 사정이 달라 제도를 손보더라도 적용 시점에 합의를 이루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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