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전날 오후 5시47분께 서기국 보도로 최근 북한의 전쟁위협 조치를 남한이 ‘심리전’으로 분석한 것을 반박하며 “타격수단들은 발사대기 상태에 있다”라고 경고했지만 이 위협은 통일부 성명이 나오기 전에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12일 오전 게재한 ‘위기에 처한 개성공단’이라는 제목의 글도 통일부 성명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북한의 입장을 빠르게 전하는 조선중앙통신에 남한과 관련한 기사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이는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거친 위협을 이어간 것과 비교된다.
중앙통신은 이날 “미제가 전쟁의 불뭉치를 들고 덤벼들기만 하면 선제핵포화로 긴장격화의 악순환을 영원히 끝장내고야 말 것”이라고 주장했고, 일본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파괴조치명령’을 발동한 것에 대해선 “전쟁의 불꽃은 일본에 먼저 튕길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기본적으로 남한의 ‘대화 메시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남한 등 국제사회에 대한 반응을 하루 만에 빠르게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1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보도만 해도 지난 6∼8일 남한의 정부 당국자들이 북한의 외국공관 철수 권고에 대해 심리전이라고 분석한 데 대한 반발인 것이다.
북한이 남한 정부의 대화 제의를 놓고 고민에 빠졌을 가능성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 정부가 기존의 ‘무시 전략’에서 벗어나 북한이 제기하는 사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한 만큼 북한이 최소한 하루 이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