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문호에게 배우는 경영기법

■ 리더십 3막11장 존 휘트니ㆍ티나 팩커 지음/ 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 `세익스피어에게서 비즈니스를 배운다?` 이 책`리더십 3막11장`은 17세기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이자 시인, 배우였던 세익스피어를 경영학의 영역으로 끌어 들여 기업의 리더들에게 참신한 지적 자극을 불어넣고자 시도한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세익스피어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으로부터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칭송을 받던 천재적인 대문호지만 지금까지 문학 등에서나 다뤄져 왔을 뿐 경영학에서 연구 주제가 되는 일은 흔치 않았던 것. 이 책은 세익스피어를 통해 기업과 비즈니스 세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권력의 행사 방식과 변화, 그리고 그에 적응하는 방식에 대해 배울 것을 주창한다. 이 책의 저자인 존 휘트니와 티나 팩커는 각각 미국 컬럼비아 대학 경영학과 교수와 매사추세츠의`세익스피어 극단`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로서 세익스피어의 작품에 나타나는 다양한 인물들의 행동방식을 통해 기업 경영자들에게 필요한 권력의 구축과 배분, 조직관리의 원칙과 기준, 충신ㆍ아부꾼ㆍ기회주의자, 독불장군 등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 등 실용적인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세익스피어가 남긴 교훈들은 시공을 초월하는 힘이 있어 오늘날과 같은 긴박한 경쟁시대, 세계화 시대에도 비즈니스의 성공적 운용과 경영상의 난국에 대처하기 위해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게 저자들의 시각이다. 저자들은 우선 사람들을 리드하는 심리체계와 수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세익스피어가 활동하던 시대는 400년전이지만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지도자들이 등장하는 방식이나 권력이 행사되는 방식은 일정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 저자들은 중세의 영국이건, 아프리카의 부족사회이건, 공산주의 사회이건, 미국의 민주주의 국가이던 인간의 본성이나 인간이 권력에 대응하는 방식은 거의 동일하다고 본다.. 저자들에 따르면 세익스피어는 극작가 이전에 사업가였다. 그 자신이 당시 가장 성공적인 극단의 주주였고, 그의 고향 스트랫포드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중 한 사람이었으며, 그의 아버지는 장갑 상인이자 정육점 주인이었다. 세익스피어는 돈, 빚, 사업계획, 손익계산서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고 그의 극 곳곳에 이런 상업 또는 경영 지식이 잘 반영돼 있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세익스피어가 극작가라는 전통적인 평가를 벗어나 리더쉽과 인간경영을 가르치는`경영학의 대가`로 새롭게 자리매김돼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은 세익스피어의 극작품들, 리어왕, 멕베드, 헨리4세, 리처드 2세,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 39편의 희곡을 두루 섭렵하고,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만을 따로 골라 세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1막에서는`권력`을 다룬다. 리더로서 권력을 적절히 행사하는 방법과 참모들과의 긴장을 해소화는 방법, 그리고 구성원들의 동기를 자극해 최대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법 등을 다룬다. `사람들을 다루려면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야 하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반대에 부딛힐 때는 원칙을 절대적으로 고수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위험이 따른다`고 가르친다. 2막에서는`효과적인 의사소통과 설득`이라는 중요한 인간 경영기술을 다룬다. 세익스피어가`모든 세상은 하나의 무대이다`라고 했듯이 리더십은 무대에 올려진 연극과 같고, 어떤 역할을 맡는 것은 배역을 연기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다. 리더가 부하의 지지를 얻기 위해 쓰는 방법과 권위에 손상을 받지 않으면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적인 상징과 의식, 언어의 사용에 대해 분석한다. 3막에서는`가치`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경영 리더로서의 역할과 개인적인 양심, 도덕적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예컨대 환경보전의 사회적 이익과 수익을 위한 기업의 요구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또 기만과 위선, 혹은 위악의 가면을 써야 할 때와 벗을 때는 언제인지, 그리고 햄릿과 같이 어떤 결정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기 위한 방법은 없는지 등이 주요 연구 과제다. /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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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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