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지역경제 살리자" 광주 대기업 노조 뭉쳤다

기아차·금호타이어·광주銀 등 한노총-민노총 벽 허물고

주요 경제 현안 머리 맞대 사회공헌도 힘 모으기로

광주지역 4개 대기업 노조 대표들이 27일 지역사회 주요 현안과 노동환경에 공동으로 대응한다고 밝힌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광주=박영래기자

광주광역시의 주요 대기업인 기아차동차와 금호타이어, KT, 광주은행 노동조합이 지역 현안에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이들 노조는 그동안 상급 노동단체가 민주노총(기아차, 금호타이어)과 한국노총(KT, 광주은행)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서로 다른 정책노선을 밟아왔고 다른 사업장의 현안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4개 대기업 노조가 자신들이 속한 노총의 색깔을 벗어던지고 지역 현안에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이다.


기아차와 금호타이어, 광주은행, KT 등 4개 노조 대표들은 27일 광주 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갖고 광주지역 주요 현안과 노동환경에 대해 4개 노동조합이 한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 대표들은 "지역경제가 갈수록 침체되는 상황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보고 근로자들의 삶의 질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대해 대기업 노조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 노조는 먼저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현안사업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장기간 표류하는 광주은행 매각이나 이르면 올해 말 예상되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롤 조성 등 굵직한 현안에 공동으로 대처한다는 구상이다.


강대옥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비록 개별 사업장별로 올해 임단협이 남아 있고 통상임금 등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중대한 지역 현안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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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노조는 지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사회공헌부문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동안 개별 기업 차원에서 진행하던 각종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대기업노조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강 위원장은 "거대한 담론이나 이상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현실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지역의 한 주체로서 지역과 노동을 의제로 건강한 개입을 해보자는 취지에 4개 노조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까지 대기업 노조 활동은 소극적인 봉사에 그쳤다는 자기 반성에서 비롯됐으며 이번 기회에 지역민의 삶의 질 개선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노조들은 지역경제 전문가인 대학교수와 경제연구소 관계자 등을 잇달아 초빙해 지역의 미래 등과 관련해 교육과 토론회 등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기곤 기아차노조 광주지회장은 "비록 아직은 초보적인 진행과정이지만 오랫동안 고민해온 전문가들의 지혜를 빌리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아이디어를 모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행보를 달리했던 대기업 노조가 소속 노총의 벽을 허물고 공동 행보에 나선 것에 대해 지역사회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윤영현 광주경총 사무국장은 "양대 노총이 화합하고 사회적 책임에 적극 나서겠다는 건 바람직스런 일"이라며 "산업평화는 물론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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