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戰況 따라 주가 춤출듯, 당분간 관망자세 바람직

나흘째 이어졌던 증시의 전쟁랠리가 바그다드 전투를 앞두고 이라크군의 예상외의 저항으로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전황에 따라 출렁이는 `전황장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종합주가지수는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돼 나흘간의 급등세에서 한 발짝 물러나 소폭 하락, 전일보다 5.92포인트(1.03%) 떨어진 569.85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전쟁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투자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개전 초기에 전망했듯 단기전으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면 숨고르기를 거쳐 추가적인 랠리가 가능하지만 장기전으로 비화될 경우 장세가 오히려 크게 악화될 소지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벌어질 바그다드 회전을 통해 장기전이냐 단기전이냐의 여부가 결정나면 증시도 이에 따라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들어 고객예탁금이 급증하고 거래량도 회복되는 등 증시 체력이 개선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전황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장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전황장세로 전환=이날 증시는 이라크전쟁 조기종전 기대감을 바탕으로 지난주 펼친 `전쟁 랠리`를 마무리할 조짐을 보였다. 이라크군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사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제적인 반전여론으로 인해 미국이 택할 수 있는 카드가 줄어들고 있다. 신영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말 뉴욕증시가 급등했지만 서울증시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단기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말 뉴욕증시 급등보다는 이날 나스닥 선물지수가 10포인트 안팎까지 하락한 것이 오히려 장세에 더 민감한 영향을 미쳤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간외거래에서 유가와 금값은 상승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으며 미국의 국채가 상승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동향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조기종전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은 일단 전황을 지켜본 뒤 매매향방을 결정하자는 관망 분위기로 전환한 것으로 평가된다. ◇장기전 우려감 커지고 있어=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인 장기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개전초기 전황으로 볼 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짧은 1~2주면 종전이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왔으나 주말을 지나면서 이 같은 시각은 줄어든 대신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늘어난 것. 만약 전쟁이 장기전이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최고 40달러를 넘어서고 이는 가뜩이나 침체상태에 있는 세계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후에 기대되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오히려 경기침체 심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서형석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전세계 증시가 동반하락하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도 20% 이상 떨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대세하락장세가 불가피해진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급등락장세 불가피=이라크전쟁이 장기전으로 갈 지 아니면 단기전에 그칠 지는 결국 이번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미ㆍ영 연합군의 바그다드 공략작전이 시작되면 양측의 힘겨루기에 따라 조기종전 여부가 판가늠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바그다드 전투에서 연합군이 유리한 쪽에 서게되면 증시가 곧바로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 고객예탁금이 11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이 즉각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전황이 불리해지면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공세 등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소지도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도 급락을 부추길 소지가 있는 요인이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은 전황에 따라 급등 또는 급락이 교차하는 장세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시장 방향이 결정될 때까지는 매수 또는 매도의 방향을 결정하기보다는 좀더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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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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