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중국 정신 지배해온 유가·도가 재해석

■ 중국 사상사(거자오광 지음, 일빛 펴냄)


중국 엘리트 중심의 지식과 사상을 담은'경전(經典)' 중심의 철학사가 아니다. 일반 사람들의 지식과 사상, 그들이 믿고 의지한 신앙 세계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연구하고 서술한 이는 거자오광 중국 푸단대 교수다. 중국 사상사 분야의 대표적인 학자로, 그는 경전 중심에서 벗어나 일반 사람들의 생활과 사고를 엿볼 수 있는 비석문과 공문서, 족보, 편지, 기술과 예술 영역의 일상적인 읽을거리 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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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시각을 바탕으로 저자는 중국 사상사를 새로 쓰는 작업에 들어가 1998년'중국사상사'상권, 2001년 하권을 각각 펴냈다. 엘리트가 아닌 일반 사람들의 지식과 사상, 신앙세계를 사상사 영역에 포함시킨 그의 책들은 중국 학계에 파장과 논쟁을 일으키며 중국 사상사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 책은 그가 1998년 출간한 상권과, 상·하권 서두에 실린 '사상사의 서술방법'을'도론(導論)'이란 제목으로 묶어 함께 펴낸 번역서다.

하(夏)·상(商)·주(周)나라의 상고시대부터 당나라 초기인 7세기 이전까지 중국의 지식과 사상, 신앙세계의 역사를 다뤘다. 1편에서는 갑골문과 다양한 유물을 통해 상고시대 사상체계를 재구성했다. 2편은 기원전 6세기부터 3세기까지 나타나 2000여 년간 중국을 지배한 독특한 사상체계인 유가와 도가 등 엘리트 사상을 다룬다. 저자는 시대별로 사상가와 경전을 늘어놓는 것만으로는 역사의 맥락을 파악하기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사상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춘추전국시대 지식과 사상을 설명하며 유가·도가·묵가 등 엘리트 사상을 그 이전부터 이어진 사상의 연속과 갱신이란 시각에서 접근한다. 3편에서는 중국 사상세계가 점차 방대하고 복잡해지면서 서로 융화되고 통합되는 모습을 보인 진ㆍ한 통일 제국시대를 그렸다. 특히 진ㆍ한 시대의 고고 유물을 바탕으로 진ㆍ한 시대의 보편적인 지식 배경과 일반 사상의 수준, 국가 이데올로기의 확립 등을 다룬다. 4편에서는'이역(異域)의 바람(風)'을 다뤘다. 한나라 시대에 불교를 중심으로 중국 사상 세계가 외부에서 흘러 들어온 사상과 융합하고 중국 고유 사상에 대한 끊임없는 재발견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나서는 과정을 추적했다. 5만 5,000원.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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