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일銀 외국인체제 1년에 평가 엇갈려

제일銀 외국인체제 1년에 평가 엇갈려 선진기법ㆍ경영혁신 VS 막대한 공자금투입 당연한 실적 '선진 경영인가, 특혜 경영인가' 오는 21일 윌프레드 호리에 제일은행장이 취임 1년을 맞는 가운데 외국자본에 넘어간 '제일은행의 현재'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외국계 대주주와 경영진을 맞은 제일은행은 지난 1년동안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등 경영지표가 대폭 개선됐지만 엄청난 공적자금이 들어가는 바람에 '공적자금 먹는 하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소액예금계좌에 대해 수수료를 물리는 등 선진 금융관행을 도입하고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 방안악습이라고 비난하며 동참하지 않는 등 돌출 행동이 잇따라 찬반양론이 일기도 했다. 제일은행 내부적으로도 평가는 교차한다. '합리적인 경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투기자본의 속성이 '단기 업적'에만 치중한 경영 스타일을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특히 영어에 능하고 외국인 경영진과 밀착한 '귀족'들과 그렇지 못한 '천민'들이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다는 비난과 함께 '엘리트 문화'는 외국은행의 속성상 당연한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기도 한다. ◇경영성과와 공적자금=제일은행은 지난 99년 1조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2,800억원 가량의 흑자를 내고 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3.64%로 국내 최고 수준이고 무디스와 S&P의 신용등급도 2단계 상향 조정되는 등 여러 가지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평한다. 이러한 성장이 있기 까지는 여신심사에서 국제수준 심사기준인 신용등급체계(CRR)와 신용평가제(CES)를 도입하고 여신감리부를 신설하는 등 신용리스크 강화로 여신관행을 혁신했기 ?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제일은행의 설명이다. 그러나 제일은행의 경영실적 호전은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당연한 혜택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제일은행에 대한 공적자금은 정부가 작년 9월 제일은행으로부터 3조5,000억원의 부실여신을 사들인 것을 포함, 총 15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만큼의 무비용성 자금을 받고 그 정도의 실적도 거두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소신 경영이냐 이기적 행태냐=제일은행은 정부가 올해 초 도입한 회사채 신속인수 방안에 대해 국내 은행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반기를 들었다. 이에 대해서는 '은행의 공공성을 무시한 장사속', '관치금융의 구태에 맞선 소신'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제일은행은 또 올해부터는 잔액이 10만원 미만인 계좌에 대해 계좌유지 수수료 2,000원을 물리는가 하면 5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신규계좌를 아예 개설해주지 않는 방법으로 소액계좌에 대해 차별하고 있다. 제일은행측은 돈이 되지 않는 고객에 대해 은행이 필요 이상의 서비스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지만 국내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외국계 은행이 됐기 때문에 '여론'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그것 자체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유리한 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등 은행이 목표=제일은행의 올해 슬로건은 '1등으로 가는 2001년'이다. 지난 1년이 자동차로 치면 엔진을 점검하고 모든 부품이 최고의 상태로 있는지를 확인하는 해였다면 2001년은 1등을 향해 전력 질주하겠다는 것. 호리에 행장은 직원들에게 "지난 1년간 함께 달성한 많은 성과에 서로 축하하자"며 "그러나 우리에게는 여전히 할 일이 많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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