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의 그린벨트 조치로 `세곡동 입주권`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상암ㆍ장지지구 입주권에 이어 강남 노른자위에 택지개발지구가 조성된다고 발표하자 부동산 업자들이 발 빠르게 작업에 나선 것. 그러나 실제로 중개업체가 광고하는 것처럼 이들 지구에 입주하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입주권을 취급하는 중개업체들은 `세곡택지지구 특별분양 아파트 3억 수익보장`이라는 마케팅을 펼치며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8,500만~9,000만원을 지금 투자하면 향후 이 택지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다는 것.
이들 업체들이 특별 분양분이라고 매매중개를 하고 있는 것은 `입주권을 신청할 권리`를 말한다. 입주권이란 택지개발이나 도로 신설 등 도시계획 사업 때문에 집이 헐리는 주민(도시개발철거민) 등에게 서울시내 택지지구 아파트에 우선 입주할 수 있는 권리이다. 도시개발철거민이나 일부 시민아파트 철거민의 경우 도개공의 특별공급 분이 있을 때 해당 지구의 입주권리를 보장 받게 된다.
문제는 인기지역의 경우 신청자가 많아 추첨을 통해 입주권을 배분한다. 따라서 강남과 같은 인기 지역의 경우는 입주를 보장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지난 10월 도시개발철거민을 대상으로 입주민을 결정한 장지지구가 대표적인 예이다.
또 주택소유 여부 및 소득 수준을 놓고 자격 심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통과해야만 최종적으로 입주권이 주워진다. 입주권 거래는 불법으로 위반했을 경우 공급계약을 무효로 하거나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세곡동은 최근 발표된 지역으로 아직 설계 용역조차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관심지역이다 보니 벌써부터 입주권 중개업체들이 이를 미끼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도시개발공사의 한관계자는 “입주권 매매는 법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짜 물건이라 하더라도 관계당국에서 손쓸 수가 없다”며 “위험이 큰 만큼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