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의 문화마케팅이란 용어가 심심치 않게 신문지상에 오르내린다. 각종 공연을 후원하거나 문화행사를 지원해 기업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다. 단순히 제품만을 판매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어떤 문화평론가의 말처럼 `이야기를 팔아야 하는 시대`에 기업들이`문화`를 통해 이야기를 팔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는 역사성에 비춰볼 때 시대의 흐름이며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도 생각된다.
하지만 기업과 문화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기업이 지나치게 대중문화중심의 인기위주로 접근해 문화적 편중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마케팅을 통해 고른 문화발전을 실현해야 할 기업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는 것이다. 또 문화에 대한 지원이 사내 고객인 직원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문화지원이 소외계층을 더욱 소외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는 일부 기업은 먼저 사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문화적 접근을 시도해 차츰 외부로 문화마케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예컨대 직원들에게 책을 나눠주거나 전체 직원회의에서 시낭송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사회적인 문화 주체들을 초청해 문화 강연 등으로 경쟁력 제고보다는 마음을 나누는 사내 문화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기업의 문화지원에 대한 생각을 되짚어 본다. 우선 CEO(최고경영자)의 문화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장기적으로 기업을 살찌우는 길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문화마케팅의 내용이 외양에 치중되기보다 내부 직원들의 공감대와 지지 속에 실행돼야 하고 기업 내에 문화 지원사업을 수행할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기업에서 인기에 영합하는 문화마케팅이 아니라 기초예술을 진작시키고 문화를 향유하지 못하는 빈민아동,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기업은 사회 속에서 숨쉬어야 한다. 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것이 적극적으로 문화를 육성해야 하는 당위성이고 기업이 건강하게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길이 아닐까 되새겨본다.
<이상엽(우림건설 문화홍보실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