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 천정부지 중기도 초비상/돈줄 꽁꽁·원가 껑충 “숨통막힌다”

◎대출축소·결제지연 등 우려/원자재값·환차손도 눈덩이중소업계가 외환시장의 위기에 긴장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의 철수,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는 달러화등 외환시장 파동이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외환시장 위기가 곧장 국내 금융시장 경색으로 이어지고 달러화의 폭등세에 따른 원자재 수입가 급등이 당장 발등의 불로 부상하자 크게 우려하고 있다. 환율폭등세가 중소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장을 알아본다. ○…정부는 최근 외환시장 위기를 이상기류로 진단하고 있지만 업계가 실제로 느끼고 있는 심각성은 사뭇 다르다. 최근 외환시장 동향과 관련, 중소업계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문은 금융시장 경색이다. 올초 잇따른 대기업 부도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데다 대외신용도 저하로 외화자금 차입마저 어렵게 된 금융권으로서는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보수적 자금운용의 가장 큰 피해자는 중소기업이다. 대금융권 신용접근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대기업보다 대출받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금리 현상까지 가시화되고 있어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이와관련, 최근의 외환시장 불안을 틈타 실세금리인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의 이율도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주가폭락, 해외자금조달 마비 등으로 대기업의 대금결제 지연 등이 곧바로 협력 중소기업으로 이전, 더욱 자금숨통을 조이게 될 것으로 중소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다. ○…최근 달러화 폭등세는 원자재 해외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에 엄청난 원가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원자재 비중이 제품가의 35∼45%에 이르는 염·안료업계의 경우 최근 달러화 급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H산 및 P산, 파라베이스 등 염·안료 원자재를 7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완제품 가격의 상승없이 달러화 급등에 따른 원자재 수입가만 올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난 90년대 초 대만, 멕시코 등과 함께 세계시장 2위그룹을 형성하던 국내 염·안료업계는 이제 2위그룹의 위치마저도 인도 중국 등 개도국에 내주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연간 60억원 상당의 가방을 수출해 온 R사 역시 원부자재 수입가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R사는 원부자재를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인상에 따른 10%의 추가부담을 안으면서도 정작 제품 단가는 제자리여서 극심한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달러화 급등은 동전의 양면같이 원자재 수입가 급등이란 부정적 요인과 함께 수출에 있어서의 가격경쟁력 제고라는 긍정적 요인도 있다. 이와관련, 수입원자재 사용비중이 낮은 대신 수출대금의 달러화 결제 비중이 높은 조선, 자동차, 가전제품 등은 이번 환율급등으로 인해 도움을 얻은 케이스로 볼 수 있다. 달러화표시 수출가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수출에 따른 이득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있어서는 이같은 경제논리가 제대로 먹혀 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일선 중소업계의 목소리다. 환율상승에 따라 가만히 앉아서 외채상환부담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환차손도 문제다. 환차손은 수입시 외화로 결제할 것을 약속하고 외상매입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우와 외자조달시 발생하는데,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대부분 달러화를 주축통화로 하고 있어 달러화 강세에 따른 피해 규모가 늘고 있다.<중소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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