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석삼조/이관우 한일은행장(로터리)

최근 TV뉴스에서 우리 국민들이 먹고 남기는 음식물 쓰레기가 연간 8조원, 차량증가로 인해 도로에서 사라지는 물류비용 손실이 해마다 9조원에 달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여기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 차량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피해까지 감안한다면 도로와 식탁에서 사라지는 국부는 실로 엄청난 금액일 것이다.경부고속철도 총사업비가 약 10조7천억원 정도인 것과 비교할 때 고속도로와 지하철을 건설하고 수백개의 교육시설을 확충할 수 있을 만한 돈이 경제적 파급효과없이 그냥 사라진다는 것은 충격으로 여겨졌다. 얼마전 잘 아는 중소기업체 사장은 미국과 일본에 첫 수출을 하면서 오히려 신용을 잃게 되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유인즉 화물차가 고속도로에서 지체한데다 항만적체로 선적기일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신기술 개발과 해외 마케팅 등으로 수년간 쌓아 올린 노력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느낌이었단다. 그러나 다행히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었던 터라 다시 거래는 할 수 있었지만 첫 거래의 실수때문에 다음 거래에서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오히려 우리경제의 미래는 밝을 수도 있겠다고 자위해보기도 한다. 고속도로를 메울 정도로 차가 많고 음식물을 버릴 정도로 부를 형성하였으니 이제 몇가지 낭비요인만 제거한다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국가경쟁력 회복의 길은 먼곳에 있지 않다고 본다. 국가경제의 구조조정 등 거창한 정책보다 먼저 각 가정의 조촐한 식단, 검소한 의식주 등 일상사의 작고 쉬운 일부터 바로 잡을 수 있을 때 경쟁력은 되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다. 논리적 비약이 될지 모르겠으나 적게 먹고 차 적게 타며 많이 걸으면 건강에도 좋고 가계도 튼튼해지며 국가경쟁력도 회복되니 일석삼조가 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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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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