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韓·광둥성 경제포럼과 요전수


중국이 지난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표방한 이래 세계 각국의 많은 기업인들이 너도나도 중국으로 달려갔다. 1992년 한ㆍ중 수교 이후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 수는 약 5만개, 총 투자액은 약 48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각국의 투자성적표도 전반적으로 양호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찌보면 중국 경제는 세계경제의 요전수(搖錢樹ㆍ흔들면 돈이 떨어지는 나무) 역할을 착실히 수행해왔다. 中, 富의 분배·민생 개선 초점 앞으로도 계속 그럴까. 필자는 지금 중국 사회에 커다란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한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중국 정부가 '부의 분배와 민생 개선'이라는 정책방향에 본격적으로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양적 경제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지역ㆍ계층ㆍ도농 간 격차를 축소ㆍ완화, 국부(國富)에서 민부(民富)로 전환하는 과제는 중국 사회의 최대 이슈 중 하나다. 주(駐)광저우총영사관이 있는 광둥성 정부가 최근 발표한 '12ㆍ5 규획(제12차 5개년 개발 계획ㆍ2011~2015)'의 최고 가치 역시 '행복 광둥 건설'이다. 부동산ㆍ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오는 2015년까지 임금을 지금의 2배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중국 정부의 목표들은 모두 민생 개선과 맥이 닿아 있다. 임금 인상과 민생 분야 지출 확대는 경제발전 방식을 투자ㆍ수출 중심에서 내수주도형으로 전환한다는 정책방향에도 부합한다. 이런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저임금을 노리는 단순가공업 중심의 중국 투자는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전자정보제조업 도시인 광둥성 둥관(東莞)에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들은 최근 경영여건이 악화돼 첨단산업으로 전환하거나 내륙 또는 타국가로의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둥관시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과 현지 정부와의 합동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만난 둥관시 부시장은 '제조 둥관'에서 '창조 둥관'으로의 산업고도화 전환정책을 설명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중국 내수시장 변화에 맞춰 앞으로는 고부가가치 첨단기술 제품을 생산해주길 희망한다는 제언을 잊지 않았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광둥성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중국 내수시장 진출ㆍ확대라는 관점에서 우리 투자의 모든 것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내일 당장은 아닐지라도 중국이 세계 수요를 선도하는 시장으로 조만간 다가올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은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크게 주장(珠江)삼각주, 창장(長江)삼각주, 환보하이(環渤海)만 등 3개 경제권으로 나눠볼 수 있다. 각 경제권은 상호경쟁하기도 하지만 중점 육성하려는 전략산업에 차이가 있다. 각 지역별 풍속ㆍ문화의 차이, 지리적 여건 등도 고려해 10~20년 뒤를 내다보는 우리 산업의 중장기 진출전략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양국 기업인간 교류의 장 기대 오는 20일 제2차 한ㆍ광둥성 경제무역발전포럼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 포럼은 2009년 광둥성 당서기 방한 때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양국 기업인간 교류의 장이다. 지난해 5월 1차 포럼(광저우)에 이어 열리는 2차 포럼에는 광둥성 정부 대표단 30여명과 광둥성을 대표하는 100여개 중국기업이 방한해 우리 기업들과 1:1 무역상담을 하고 투자 설명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한ㆍ광둥성 포럼은 중국 지방정부와 경제무역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최초의 협력 모델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과 주장삼각주의 중심인 광둥성 주요 기업들이 상생하는 미래의 요전수를 공동으로 발굴하고 또 키워나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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