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조세회피처 리히텐슈타인 발끈

"탈세범죄 온상지" 유럽 국가들 비판에 불쾌감


유럽의 작은 왕국으로 조세회피처로 인 리히텐슈타인이 최근 유럽 국가들의 금융 분야에 대한 투명성 요구에 불쾌한 심사를 드러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유럽 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이 탈세 범죄의 온상지로서 리히텐슈타인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이자, 리히텐슈타인왕실이 발끈하고 나섰다. 알로이스 리히텐슈타인 왕세자는 "왕국에 대한 유럽 국가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는 데, 여기에는 독일이 원인 제공자"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독일의 정보기관인 BND가 과거 리히텐슈타인 은행에 근무했던 사람으로부터 은행 고객 데이터를 제공받는 대가로 590만 달러를 제공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알로이스 왕세자는 부왕인 한스 아담 2세를 대신해 실질적으로 리히텐슈타인을 통치하고 있다. 독일 검찰은 현재 리히텐슈타인 은행에 돈을 예치한 750명에 대해 탈세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주에는 우편 서비스업체인 도이체 포스트의 클라우스 줌빈켈 최고경영자(CEO)가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사임했다. 독일 재무부는 "BND 활동은 리히텐슈타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탈세 범죄자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 구리아 OECD 사무총장도 "리히텐슈타인 은행의 고객관련 비밀 준수 원칙은 과거 시대의 유물"이라며 독일 측을 거들었다. 리히텐슈타인 왕실의 반발과는 별개로 리히텐슈타인 정부는 은행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임을 약속했다. 리히텐슈타인 정부 대변인은 "은행에 대한 통제 강화는 금융업무 투명성 강화와 금융 정보 공개라는 OECD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조치는 독일의 탈세 스캔들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위치한 리히텐슈타인은 인구 3만5,000명의 소국으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금융업이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조세피난처 역할을 하는 이 작은 나라에 15개 은행이 몰려 지난 2006년 269억유로의순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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