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나홀로 뜨는 부동산 약인가 독인가

거래량·가격 회복세 불구 지역별로 양극화도 심화

실물경기 뒷받침 안될땐 가격 거품이 경제 '발목'


주요 경기지표에 잇따라 경고등이 켜지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생산·투자·소비 등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있는데다 부동산 경기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증시에서는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며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경기지표에 적색 경고등이 켜진 상태에서 부동산 시장의 '나 홀로 호황'이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연한 단축과 청약제도 개편, 대규모 신도시 개발 중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9·1부동산대책'이 나온 뒤 부동산 시장의 각종 지표는 대책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고 주택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도 달아올라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 일쑤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나타난 9월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8,824건으로 대책 이전인 지난 8월보다 30%,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90%나 급증했다.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 결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5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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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책의 한계 역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이후 현재까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가격은 평균 0.9% 오른 반면 나머지 지역의 상승률은 0.48%로 절반 정도에 그쳤다. 신규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위례신도시와 서울 서초구 등 인기 지역에 선보인 단지는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이며 과열현상을 빚고 있지만 고양·양주 등 수도권과 지방에서는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북권의 경우 전세의 매매전환 등으로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가격변동폭이 낮은 것은 저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여전히 본격적인 집값 회복에 대한 확신이 아직 크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회복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자칫 최근의 회복세가 우리 경제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와 규제완화로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하지만 부동산 경기는 큰 틀에서 거시경제와 연동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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