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사업목적 추가와 주가띄우기

테마주는 주식시장에서 감초 같은 존재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약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감초처럼 장세가 어떻든 잊을 만하면 등장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감초는 몸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 반면 테마주는 잘못 다뤘다가는 곧바로 큰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애그플레이션 수혜주, 자원개발 수혜주, 대체에너지 수혜주가 대표 테마주로 활약하고 있다. 때맞춰 코스닥 상장사들도 분주하다. 관련 테마가 시장의 관심을 받으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르자 ‘눈치 빠른’ 코스닥상장사들은 사업목적 추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종도 가지가지, 추가하는 사업목적수도 수십가지다. 반도체 장비업체가 농수산물 가공ㆍ유통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휴대폰케이스 제조업체는 식량자원 연구개발 사업에, 사료업체는 태양광ㆍ풍력발전 사업에 발을 담그려고 시도 중이다. 또 어떤 상장사의 경우 한번에 10개가 넘는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사례도 발견된다. 그러나 꼼꼼히 살펴보면 결국 매한가지다. 본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도 ‘신규사업 진출’이라는 미명 아래 사업목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겉옷만 다를 뿐이지 속내는 같다. 더욱 큰 문제는 본업은 본업대로 죽을 쑤고 있으면서도 ‘돈이 된다’고 하니 유행만 좇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국내외 자원개발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한 상장사는 현재 자본잠식률이 70%가 넘어 퇴출 위기를 맞고 있고 철강ㆍ광산ㆍ해외자원개발 등을 무더기로 사업목적에 덧붙인 상장사의 경우 완전자본잠식 및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태다. 일부 예외도 있겠지만 이들 상장사가 테마성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것은 결국 ‘주가 띄우기’의 일환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다시 화살은 투자자에게로 향한다. 테마성 사업목적에 현혹돼 ‘주가 띄우기’ 작전에 동원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일도 있으니 말이다. 지난 2월18일 반도체기자제 제조사인 A사는 사업목적에 원자력발전사업을 추가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상한가에 올랐다. A사 주가는 정확히 10거래일 후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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