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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사진) 동부그룹 회장이 “대기업들은 국내 기업들이 하고 있는 기존 사업에 진출하기보다 최첨단 선진 사업에 뛰어들어 경제력 집중과 국제 경쟁력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경영학회가 수여하는 경영자대상을 수상한 뒤 이같이 밝히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선진국형 사업에 투자하고 싶어도 자기자본만으로 조달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자의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기업이 제대로 되려면 전문경영인이 자신의 경영 철학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바탕으로 경영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이런 의미에서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공동으로 경영하고 공동으로 책임지는 도요타 방식의 ‘협력경영’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경영철학을 피력했다. 동부그룹을 손수 일궈낸 창업 1세대 경영인인 김 회장은 그동안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답게 좀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날 수상식에서 우리나라의 관 개혁 문제 등 다양한 방면에 관해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요즘 관을 개혁하겠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관의 나라, 관이 주도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관이 스스로 개혁한다는 것은 속성상 불가능하다”며 “진정한 관의 개혁을 위해서는 언론과 학계가 나서 관이 올바르게 개혁되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흔히 경제 목표로 국민소득 3만달러, 4만달러 달성이 제시되는데 이런 것은 기업의 목표라면 몰라도 국가의 목표로는 적절하지 않다”며 “늦었지만 새 정부가 ‘선진국 진입’을 표방하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은 한국이 가장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 이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고 일본과는 서로 경쟁력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상호협력 체계를 갖춰 나가는 것도 의미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실천적 방안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