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벌코리아 우리가 앞당긴다] 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 출범 등 아시아 공략 가속도<br>14개국 60개 네트워크 보유<br>국내 최대 글로벌 은행 성장

성국제 신한은행 중국유한공사 법인장과 설영오 신한은행 부행장 등 내외 귀빈들이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신한 왕징지행’ 개점식에서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은 글로벌전략의 일환으로 최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등 6개 외국어를 이용한‘자동화기기(ATM)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 7,200여개 ATM기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평일 야간이나 휴일에도 해외 송금이 가능하다. /사진제공=신한은행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을 비롯한 신한금융그룹 경영진은 지난 3월 베트남을 찾았다.

그룹의 경영진이 한꺼번에 해외로 향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신한금융에게 베트남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신한비나은행과 신한베트남은행 합병해 신한베트남은행을 출범시켰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에서는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외국계 은행으로 도약했다. 9개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는 이 은행은 지난해말 기준 자산 10억달러, 수익성 2위, 자본충실도 1위를 기록했다. 신한베트남은행 출범 100일이 되자 신한경영진은 고객 250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갖고 앞으로 5년 안에 베트남 최고의 외국계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이런 까닭이다.


신한금융의 글로벌진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내금융시장의 성장이 둔화되자 글로벌진출로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진출 전략도 바꿨다. 대규모 투자에 비해 성과가 불확실한 선진국시장으로의 공세적인 전선 확대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지역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동시에 단순하게 양을 늘리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에 우선 집중해 규모를 키우겠다는 얘기다.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 등을 잇는 아시아 금융 벨트가 핵심 공략 대상이다. 현지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과거의 지점 형태의 진출보다는 현지법인 체계구축을 우선하고 있다.

2011년에만 이들 지역에는 6곳(일본 2곳, 베트남 2곳, 중국 1곳, 캄보디아 1곳)의 지점이 신설됐다. 이로써 전세계 14개국에 60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 국내 은행으로서는 최대의 글로벌은행으로 성장하는 기염도 토했다.

글로벌네트워크의 확대는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비중이 낮다는 점을 신한은행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실적만 놓고 볼 때 해외 수익비중은 은행 전체의 3% 안팎에 불과하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해외글로벌네트워크의 수익비중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취임 직후 "2015년 이내 해외수익 비중 10%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확장은 물론 수익성, 리스크관리 등 양적ㆍ질적 성장을 동시 꾀하자는 것이다. 질적 성장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설립돼 초기 비용부담이 많았던 캐나다 법인을 제외하고 모든 글로벌 채널에서 창사이래 최대의 수익을 거두면서 글로벌 수익 비중은 5%로 높아졌다.

올해 1ㆍ4분기 역시 대부분의 해외 현지법인의 수익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확장비용을 빼고서라도 지난해의 수익보다 훨씬 높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수익비중 10% 달성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해외진출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인력'확충을 꼽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에 최적의 글로벌인재를 보내야 현지화 등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관련기사



이에 맞춰 신한금융은 글로벌인재를 직접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예컨대 아시아 금융시장의 거점인 홍콩에 '신한홍콩캠퍼스'를 2009년에 설립해 4개월짜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100여명의 직원이 이곳을 거쳐간다.

또 '신한 프리 에이전트(Shinhan Free Agent)'라는 인재 선발 절차와 집중 교육을 통해 해외 주재원도 양성하고 있다. 대리급의 젊은 행원들을 해외지점에 3개월간 보내 영업현장을 직접 경험토록 하고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미국과 유럽의 유명 MBA는 물론이고 일본의 와세다대, 중국의 베이징대 및 칭화대와 협정을 맺어 MBA 수학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대 및 핀란드 헬싱키 MBA와 연계한 '신한금융대학원'을 설립해 석사 학위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현지 우량 대기업 집중 공략
■ 3단계 해외 진출 전략 선봬
신한은행은 최근 자동화기기(ATM)의 다국어 외화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6개 국어로 서비스가 이뤄지는데 영어를 제외하면 모두 아시아권 언어다. 실제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등이 포함돼 있다. 그만큼 아시아시장을 주된 타깃으로 해 해외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권 고객들의 편의를 도모하면서 동시에 해당 국가로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신한은행은 3단계의 해외진출 전략을 짰다. 1단계는 기존의 핵심고객인 한국계 기업의 현지지배력 강화다. 물론 이는 미래 핵심고객이 될 현지기업 및 시장 공략을 위한 역량 확보의 단계다. 내부인프라(ITㆍ인터넷 뱅킹 등)를 구축해 장기성장 및 현지영업 기반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2단계는 현지 우량 대기업 등을 집중 공략하는 단계다. 진출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주요 거점 도시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프라이빗뱅킹(PB) 등의 소매금융시장에 선별적으로 진출하는 등 글로벌 소매시장 진입의 기반구축을 하는 단계다. 조직, 인력 등의 현지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신한은행은 아시아벨트 시장의 경우 현재 2단계에 진입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3단계에는 신한은행의 핵심역량(차별화된 마케팅 기법과 고객관리 노하우,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기반으로 해 현지시장의 기업 및 주된 고객에 대해 지배력을 확대하는 단계다. 1ㆍ2단계를 거쳐 명실상부 외국계 선도은행으로 자리매김 하는 과정이다. 신한은행은 아시아벨트 시장은 2~3년 이내에 마지막 단계인 3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철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