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예방 하려면…<br>추운 계절에 발병 1.5배 늘어 고혈압·동맥경화 등 고위험군<br> 저용량 아스피린 꾸준히 먹고 실내서 스트레칭 등 자주해야
| 겨울철에는 각종 심혈관 질환 발생이 늘어나게 되는 만큼 약 복용을 더욱 철저히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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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심장과 혈관에 독인 계절이다. 기온이 낮아질수록 혈관이 수축하면서 심장 근육과 신체 장기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각종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언제 어떻게 쓰러질지 모른다. 방심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은 미리 예방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인 여러 연구결과에서도 실제로 계절에 따르는 심장병 발생의 빈도 차이가 있음이 입증됐다.
이병권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경우 7~8월에 비해 가장 추운 계절인 1~2월에 발병빈도가 1.5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정상인도 최고∙최저 혈압이 20㎜Hg 정도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 몸의 혈관은 날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고혈압∙고지혈증 등의 혈관 관련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겨울철 추위에 대비하고 약 복용을 더욱 철저히 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추운 날씨에 혈압 변동에 주의해야=날씨가 추워지면 평소 약물로 혈압 조절이 잘 되던 고혈압 환자도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아침에 찬 공기에 노출되면 갑자기 혈압이 상승해 뇌졸중의 위험이 커진다. 한 연구에 의하면 심부전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 수가 여름보다 겨울에 8% 더 많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세중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추운 계절에 심장 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말초혈관 수축, 혈압 상승, 심박동 수 증가 등이 있다"며 "특히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동맥경화성 위험인자 즉 당뇨병∙고지혈증∙흡연∙비만 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경우 혈관의 탄력적 반응도가 감소돼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 증상이 더 악화된다는 것이다.
가족 중에 심혈관 질환자가 있는 사람도 특히 겨울철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직계가족 중 심혈관 질환자가 있으면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이 높다. 아버지나 형 등 남자 가족 중 55세 이전에 심장마비가 일어난 사람이 있거나 어머니나 언니 등 여자 가족 중 65세 이전에 심장마비가 일어난 사람이 있으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부모 모두 55세 이전에 심장 질환을 앓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50%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식섭취 늘리고 운동 규칙적으로 해야=겨울철 심혈관 질환 발생위험을 낮추려면 우선 자신의 식생활 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보건복지부 등이 제시한 생활습관에 따르면 주 5회, 하루 30분 이상의 적절한 운동, 체중 조절, 금연 등은 필수적이다. 식단의 경우도 총지방과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저염분의 음식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을 많이 갖고 있거나 이미 발병 경험이 있을 경우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이 경우 의사와의 적절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물요법을 실시해야 한다.
고위험군 환자의 대표적인 심혈관 질환 예방약물로는 저용량 아스피린이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의 아세틸살리실산(ASA∙Acetylsalicylic Acid) 성분을 꾸준히 복용하면 혈소판 응집을 차단해 혈전(피떡) 생성을 막아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겨울철에는 특히 복용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심혈관 질환자들은 짧은 시간이라도 찬바람을 쐴 때는 겉옷을 걸치고 장갑∙목도리∙모자(특히 대머리인 경우)를 꼭 착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목욕 후 젖은 몸은 욕실 안에서 충분히 잘 닦고 나오도록 한다. 머리도 나온 즉시 헤어 드라이어로 말려야 한다.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갑자기 들어오게 되면 안면홍조나 몸이 따끔거리고 가려움증을 느끼는 경우도 혈관 이완을 통해 발생하는데 이때 혈압이 급격히 감소하기도 하는 만큼 실내로 들어올 때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체온 보존과 피부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 보온과 함께 보습도 중요하다.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에 노출될 위험도 높아지게 되며 이로 인해 혈압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외출시 마스크 착용, 귀가 후 손 씻기와 철저한 양치질도 심혈관 질환자들이 지켜야 할 겨울철 건강수칙이다.
추운 날씨에 무리하게 바깥에서 운동하기보다는 스트레칭 등의 실내 운동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따뜻한 낮 시간을 골라 일주일에 3~4회, 매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