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대외 채무 잔액은 4,103억 달러로 3개월 전보다 33억 달러 줄었다. 특히 단기외채가 1,222억 달러로 45억 달러 감소하면서, 전체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29.8%로 떨어졌다. 지난 1999년 말(29.7%) 이후 처음 20%대 진입으로, 1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단기외채 비중이 높으면 외부충격이 발생할 경우 한꺼번에 자금회수에 들어가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지난 2008년 9월말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 단기외채 비중은 51.9%에 이르렀다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30%대 밑으로 떨어졌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부터 1999년 4분기까지 단기외채 비중은 25.3~29.7%였다.
지난 3월말 현재 외환보유고에 대한 단기외채 비율은 37.3%로, 지난 2006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장기외채는 2,880억 달러로 외국인의 채권투자를 중심으로 13억 달러가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가치 절하에 따른 환율 효과에 기업의 무역신용을 중심으로 단기외채가 줄면서 전체 외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외채권은 5,445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86억 달러 늘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1,342억 달러로 119억달러 증가했다.
전체 대외투자잔액은 8,607억 달러로 187억 달러 증가했다. 거래요인에 의해 195억 달러가 늘었고, 환율변동 등 비거래요인에 의해 7억 달러 줄었다.
외국인 투자 잔액은 9,253억 달러로 199억 달러 감소했다. 채권투자가 늘면서 70억 달러 늘었으나 비거래요인에 의해 268억 달러 줄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채건전성, 대외지급능력 등은 개선되는 추세이지만 주요국의 양적완화로 꾸준히 유입되는 채권투자자금 및 외국은행 단기차입금은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