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차례대로 건강보험 수가와 병실료 기준이 바뀌면서 국민들은 선택진료와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 부담을 크게 덜고 의료계는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에 대해 더 많이 보상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8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등에 따르면 8월부터 선택진료 항목의 요금 계산 방식이 바뀌면 전체 선택진료비는 약 35% 줄어든다. 이에 따른 병원의 손실분은 5,430억원가량이다. 정부는 손실보전책으로 고도의 수술ㆍ처치에 대한 수가를 올리고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 서비스 수가를 새로 만드는 방안을 내놨다.
먼저 만성신장병으로 신장을 떼어내야 하는 신적출술과 동맥류가 생겼을 때 이를 절제하는 동맥절제술 등 1,600여항목의 수가를 13~50% 인상하기로 했다. 또 중증 암환자를 대상으로 4~5명의 의사가 동시에 진료하는 '암환자 공동진료', 영양불량 환자에 대한 집중관리를 통해 합병증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는 '집중영양치료'에 대한 수가를 새로 만들었다. 협력진료 인정횟수는 현재 월 1회에서 5회로 확대하고 한 번에 여러 수술을 동시에 진행할 경우 두 번째, 세 번째 이어지는 수술에 대한 보상도 높이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가 때문에 의료계가 적자라고까지 인식하던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을 늘려 수술 분야를 발전시키고 비인기 진료과목의 여건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9월부터 4~5인실까지 일반병상으로 확대되면 의료계의 상급병실료 수입은 2,030억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 특수병상의 수가가 올라 병원의 수익을 유지한다. 전염성 환자 등을 격리 치료하는 격리실은 수가가 10~150% 오른다. 신생아실과 모자동실 입원료도 50%가량 인상된다. 이에 따라 병원들이 높은 수가를 받는 특수병상을 늘림으로써 의료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복지부는 전망했다.
정부는 또 기본 입원료 수가를 2~3% 올리고 4인실은 기본 입원료의 160%, 5인실은 130% 수준으로 차등화시켜 병원의 입원료 수입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기존 6인실은 3만4,890원에서 3만5,930원으로 오르고 4인실은 8만490원, 5인실은 6만5,400원으로 정해지며 환자는 이 금액의 5~30%만 부담하면 된다.
수가 인상으로 연간 건강보험 재정 약 6,55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 6월 2014년도 보험료 수준을 결정할 때 이미 반영됐다.
건정심은 이날 '4대 중증질환 관련 5개 항목 급여 적용방안'도 의결했다.
위ㆍ대장내시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소장부위의 출혈부위를 확인하는 데 유용한 캡슐내시경 검사가 급여로 바뀐다. 이에 따라 130만원가량인 본인부담금이 원인불명 소장출혈의 경우 10만7,000원, 크론병, 소장종양, 기타 소장 질환은 42만9,000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소장의 조직검사와 시술 등에 이용되는 '풍선 소장내시경', 심장 이식 후 거부반응이나 심근 질환 진단에 필요한 '심근 생검검사'를 비롯해 '뼈 양전자단층촬영' 등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