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작업 중 심각한 부상을 당한 베트남 현지 직원이 한국에서 즉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환자 국제호송과 병원섭외 등을 진두지휘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5일 쯔엉빈투언(26) 금호타이어 베트남 직원이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입국했다고 6일 밝혔다. 쯔엉씨는 2009년 입사해 아내 및 세 살 난 딸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금호타이어의 베트남 빈증성 공장 직원이다.
사고는 지난달 7일 일어났다. 쯔엉씨는 지난달 7일 작업교대 직전 설비 스위치를 조작하다 상의 근무복이 설비 사이로 말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주변 동료들이 급히 스위치를 멈췄고 쯔엉씨는 회사 근처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한 후 호찌민 소재 국립병원으로 옮겨져 입원치료를 받았다.
애초 왼팔 골절 및 갈비뼈 부위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열악한 현지 의료사정으로 MRI촬영을 통한 정밀진단은 입원 일주일 이후에나 가능했다. 그러다 병원 측은 지난달 16일 목디스크 압착ㆍ손상으로 하반신 감각을 잃을 수 있으며 수술이 불가하다는 의사 소견을 쯔엉씨에게 전했다. 쯔엉씨와 가족은 하반신을 앞으로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절망했다. 박 회장은 이 같은 보고를 받자 쯔엉씨의 국내 치료지원에 나섰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당시 '신속한 국내후송과 입원치료를 위해 금호타이어뿐 아니라 관련 계열사가 협력해서 지원하라'고 지시해 전계열사가 나서 쯔엉씨의 국내호송에 나서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연세대 총동문회장이기도한 박 회장은 세브란스병원에 환자가 도착하자마자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항공비와 병원비ㆍ체류비 등은 회사 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쯔엉씨는 5일 새벽6시40분 환자용 침대에 누운 채 아시아나항공 OZ736편 여객기를 통해 입국했다. 부친과 담당 베트남 의사, 통역 간병인, 현지 금호타이어 직원이 동행했다. 쯔엉씨는 입국과 함께 대기하던 응급차로 세브란스 병원에 후송돼 현재 수술절차에 밟고 있는 상태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환자의 치료 가능성에 대한 낙관은 이르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지 의료환경이 열악해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는데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직원이나 회사 입장에서도 무척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 내 금호타이어와 금호건설ㆍ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계열사들은 지금까지 베트남에 총 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현지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 역시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이나 응우예떤중 베트남 총리와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베트남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