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더블 클릭] 뚱뚱한 한국인


비만과 자폐증.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단어의 상관관계가 최근 확인됐다. 노르웨이 공공보건연구소가 어린이 9만3,000명을 일곱 살 때까지 추적 관찰해서 아빠가 뚱뚱할 경우 아이가 자폐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부모가 비만이면 특정한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자녀의 자폐증 위험성을 높인다는 진단이다.


△의학계에서는 이처럼 비만을 2세에게도 악영향을 줄 만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했고 미국의사협회도 이를 공식 인정했다. 당뇨를 비롯, 내장지방을 원인으로 하는 고혈압·심장질환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합병증을 유발하는 비만을 개인의 체질 문제가 아닌 질병으로 정의한 것이다. 한 해 최대 36만명이 비만으로 숨지는 미국에서는 아예 '비만과의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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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비만의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 분위기이지만 8일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마침내'라는 탄성이 절로 난다. 전국 253개 시군구에서 약 22만명을 조사해보니 최근 일주일 동안 30분 이상 걷기를 5일 이상 실천한 비율이 38.2%에 불과했다. 조사가 시작된 2008년(50.6%)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낮고 2012년(40.8%)보다도 떨어진 수준이다. 반대로 비만율은 24.5%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2012년 기준 3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급증세다.

△비만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복부 비만의 기준'이라는 글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복부비만은 남성은 90㎝(36인치), 여성은 85㎝(34인치)가 기준이다. 이보다 풍만한 허리를 가진 사람들은 당장 비만 탈출 운동을 시작하고 정부도 비만 예방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개발 등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듯하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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