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몽구 회장 검찰 출두] 현대차그룹 분위기

주요 해외사업 사실상 올스톱<br>국내외 IR 모두 취소·체코공장 착공식 연기<br>최악상황 대비 비상체제 가동등 대책 분주<br>경영권 공백 따른 성장동력 훼손도 우려

현대차그룹 직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앞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정몽구 회장의 출두를 기다리고 있다. /박서강기자

정몽구 회장의 검찰 소환을 계기로 ‘경영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현대차그룹의 국내외 주요 사업들이 사실상 ‘올스톱’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착공식 연기에 이어 현대차가 당초 다음달 개최할 예정이던 체코 노소비체 공장의 착공식마저 결국 연기되는 등 글로벌 경영을 위한 주요 해외사업은 그야말로 ‘마비’ 직전의 단계다. 또 이달 말과 다음달 잇따라 가질 예정이던 국내 및 해외 기업설명회(IR)도 모두 취소됐으며 오는 27일 개막하는 부산모터쇼 역시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둘뿐 기업 경영활동의 전략을 담지 못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논스톱’ 검찰-‘올스톱’ 현대차=검찰이 정 회장의 소환을 전후해 구속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등 강경 일변도의 입장을 고수함에 현대차가 야심차게 진행하던 각종 글로벌 경영전략이 휘청거리고 있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다음달 17일 가질 예정이던 체코 노소비체 공장(총 투자액 8억~10억유로) 착공식을 연기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체코 공장 착공식 개최가 불가능해 일단 행사연기가 불가피하다”며 “연기 후 착공식을 언제 개최할지는 체코 측과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기아차도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하고 이달 27일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검찰 수사 여파로 이를 다음달 10일로 미뤘다가 최근에 다시 무기한 연기했다. 이처럼 현대ㆍ기아차의 주요 해외사업에 차질이 생김에 따라 해외생산 비중을 현재 25% 정도에서 2009년까지 50%로 높이고 해외판매도 대폭 확대한다는 향후 글로벌 경영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국내외 행사 취소ㆍ축소 잇따라=‘MK식 경영’의 위기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자 브랜드 및 이미지 관리를 위한 국내외 행사도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우선 당장 27일 개막하는 부산모터쇼부터 알맹이(최고경영진) 빠진 행사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홍보가 제대로 되겠느냐”며 “당초 김동진 부회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상황이 어려워 소수의 실무진만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 27일 1ㆍ4분기 실적발표에 맞춰 계획했던 애널리스트 대상의 국내 IR와 다음달 중순 미국과 유럽ㆍ아시아 등에서 가질 예정이던 해외 IR를 모두 취소했다. 기아차와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들도 당초 계획했던 국내외 IR를 실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룹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행사를 가져봐야 검찰 수사와 관련한 민감한 문제가 이슈가 될 가능성이 커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경영권 공백=성장동력 훼손’ 우려=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같은 일련의 상황과 관련해 “지난달 26일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 이후 거의 한달여째 일손을 놓은 채 정상업무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너의 결심이 필요한 중요 사안에 계속 차질이 생길 경우 중장기적 성장동력의 훼손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룹 주변에서는 특히 행여나 정 회장의 구속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그동안 어렵사리 쌓아온 대외신인도와 브랜드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주요 해외사업이 ‘차질’에서 ‘취소’ 사태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국내 자동차산업, 더 나아가 한국경제 전체에 엄청난 타격과 부작용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경제논리보다는 법논리에 따른 원칙론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검찰 수사 결과 나타난 모든 불법행위를 철저히 시정하고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밝힌 만큼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한 결론을 내 줬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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