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31일] MB식 부동산 올마이티(Almighty)

지난 2003년 국내에서도 개봉돼 큰 인기를 모았던 ‘브루스 올마이티’의 한 장면. 일주일간 ‘신’의 능력을 갖게 된 브루스 역의 짐캐리는 “복권에 당첨되게 해주세요” “제가 산 주식이 오르게 해주세요” 등 넘쳐나는 기도들을 전부 들어주기로 한다. 모든 소원이 이뤄졌으니 모두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도 잠시, 원하는 대로 다 이뤄지는 세상은 무법천지의 ‘아비규환’으로 변한다. 그야말로 ‘오 마이 갓!’ 현 정부 출범 초기 “집값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부동산 규제완화는 시장 상황에 따라 천천히 고려해 보겠다”던 정부가 지금은 여당과 함께 밀어주고 당겨주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를 ‘종합선물세트’처럼 쏟아내고 있다. 물론 주택시장의 경착륙을 의미하는 버블 붕괴 신호나, 최악의 미분양 사태 등 규제완화의 필요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도 사실. 하지만 부작용이나 후폭풍에 대한 고려 없이 전면적이고 대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1가구1주택 장기보유자 양도세 완화 법안은 거래 활성화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부동산 세제 개편의 핵심이라 불리는 종합부동산세 과표기준 상향((6억?9억원) 움직임은 자칫 다주택자들의 보유심리를 강화해 주택 거래를 더욱 경직시킬 수도 있다. 특히 종부세 완화에 따른 혜택이 강남3구 등 특정지역에 편중돼 있어 볼멘 소리도 나올 법한 상황이다. 지방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해 ‘6ㆍ11 미분양 대책’이 발표된 지 불과 40여일 만에 국토해양부에서 추가 대책을 고려한다는 얘기도 솔솔 나오고 있다. 또 원자재값 급등을 고려해 단품슬라이딩제도와 기본형건축비 상향 등을 시행하며 ‘분양가상한제’는 사실상 자체 폐기처분했다. 현재 미분양 사태의 근본 원인이었던 업체들의 무분별한 고분양가 책정 관행에는 사실상 면죄부를 쥐어준 셈. 반면 평범한 소시민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주택 취득ㆍ등록세 인하는 지방 세수 감소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기다리며 청약통장을 고이고이 아껴뒀던 내집 마련 수요자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지, 못 들은 척 시치미를 떼는 것인지. 이것이 바로 MB식 올마이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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