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과거 국내 감염 의심사례 5건을 역추적해 조사한 결과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강원도에 거주하는 63세의 이 환자는 지난해 8월3일 벌레에 물린 부위가 부어 오르면서 발열과 설사 증세를 보여 지역 병원에 입원했으나 증세가 지속 악화돼 입원 5일 만에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고 같은 달 12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환자 신체 검진에서 목 뒤에서 벌레에 물린 자국이 발견됐고 얼굴 발진, 결막 충혈, 임파선의 심한 염증 등이 나타났다.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보름 동안 텃밭에서 3~4차례 작업을 했고 이때 벌레에 물렸다.
당시 서울대병원의 조사에서 원인으로 의심되는 쓰쓰가무시증, 신증후군출혈열, 말라리아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SFTS 감염과 사망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후 진행된 조사에서 서울대병원은 보관 중이던 이 환자의 검체를 분석, SFTS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검체 검사 결과를 검토해 첫 확진 사례로 판정했다. 역추적조사에서 감염이 의심된 나머지 4명은 SFTS가 아닌 것으로 최종 판명됐다.
또한 아직 확진 판정은 받지 않았으나 최근 제주에서 사망한 의심환자에게서도 SFTS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는 등 확진 가능성이 높아 사망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보건 당국은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은 만큼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숲과 풀밭 등에서의 야외 활동시 긴 팔ㆍ바지를 입고 양말 등을 신어 피부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기피제를 뿌려 진드기를 쫓는 것이 좋다. 풀밭 위에 옷을 벗은 채 눕거나 용변을 보지 않고 풀밭에서 사용한 돗자리도 세척해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
야외 활동 후에는 반드시 목욕을 통해 진드기를 없애고 야외에서 입었던 옷과 양말 등은 꼭 세탁해야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의 비율이 전체의 0.5%에 불과하고 SFTS의 치사율이 과장된 측면이 있는 만큼 차분한 대응을 강조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초반에는 SFTS 치사율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됐지만 중국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발병자 2,047명중 129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6%로 나타났다"며 "SFTS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진드기라도 옮기는 바이러스 양이 적다면 물려도 이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