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발 낸드플래시 위기’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22일 ‘낸드시장 성장 둔화에 대한 경고’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애플이 반도체 업계에 올해 예상 주문금액을 상당 수준 낮추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단일업체로는 세계 최대의 낸드플래시 수요처로 지난해 12억달러를 구매해 전세계 시장의 13%가량을 차지했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침체 여파로 그동안 줄기차게 애플이 낸드 물량을 줄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며 “애플이 실제로 낸드 주문을 축소하기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ㆍ하이닉스반도체 등 낸드플래시 공급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예상했다.
아이서플라이는 보고서에서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의 성장률 전망치(27%)를 한자릿수로 낮춘다”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위기로 북미 전자제품 시장이 급격히 얼어 붙어 시장전망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물량마저 줄어들면 일부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생산감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동안 물량확보에 주력해온 시장이 앞으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 중심으로 흐를 경우 업계 판도에도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단일 업체로는 세계 최대의 낸드플래시 구매기업인 애플이 주문량을 줄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며 “애플에 하반기 수요를 앞당기려는 강력한 의지가 있다면 가격이 회복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조사들이 도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