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빨리 퇴근하세요"

삼성·LG등 전자업종 밤샘 근무는 옛말<br>"젊은 연구원·임직원 업무 효율에 큰 도움"<br>5시퇴근 문화 팔걷어


“웬만하면 빨리 퇴근하시죠.”(2008년 전자업계 권장내용) 최근 첨단 전자ㆍ전기업계에서의 근무형태가 정시퇴근을 지키면서 업무시간에 효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밤잠을 설쳐가며 연구에 몰두하던 직원상은 옛말. 삼성과 LG 등 국내 전자업종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들은 저마다 퇴근시간을 앞당기는 방식이 최근 젊은 연구원 및 임직원의 업무효율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조직문화 쇄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퇴근보드’를 도입한 LG전자. 임직원들의 정시퇴근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했다. LG맨들은 자신의 퇴근시간에 따라 빨강ㆍ노랑ㆍ초록의 ‘신호등 스티커’를 보드에 붙인다. 정시(오후5시)에 퇴근하면 초록, 오후9시 이전 퇴근은 노랑, 이후 퇴근은 빨강 스티커다. 타 팀보다 빨간색 스티커가 많으면 관리자가 원인 파악에 나선다. 자연스레 직원들의 퇴근시간이 앞당겨지고 있는 것.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불필요한 일 때문에, 혹은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업무효율성을 저해하는 야근을 하게 되는 악습을 없애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LG전자 LCD TV 연구소의 경우 올 초 오후11시 이후 퇴근자가 일평균 170명을 넘었지만 최근 퇴근보드제를 실시한 후 50명 이하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8시 출근-5시 퇴근’ 제도를 일찌감치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매주 수요일마다 “오늘은 가족의 날입니다. 정시 퇴근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사내 방송을 내보낸다. 오후5시인 정시퇴근이 말대로 잘 지켜지지는 않지만 매주 수요일만큼은 반드시 정시에 퇴근하라는 메시지를 회사 차원에서 강조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전 직원의 90% 이상이 수요일만큼은 적어도 오후6시 이전에 회사를 나선다”며 “퇴근 후 가정에 충실한 직원이 업무효율도 높다는 판단에 따라 시행 중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도 월 2회 정시에 무조건 퇴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사내 인트라넷에 퇴근 공지가 뜨면 부서 회의나 행사 등은 일절 금지되며 이날은 퇴근버스 운행시간도 앞당겨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여년 전과는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당시에는 ‘새벽 3시의 커피타임에 동참하라’는 채용공고까지 신문에 낼 정도로 밤샘작업이 흔했는데 요즘 직원들에게는 이른 퇴근을 권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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