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채권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특히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데다 최근 외국인들도 채권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어서 당분간 채권시장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0.12%포인트 급등한 3.66%을 기록했다. 5년 만기 수익률은 0.06%포인트 가량 오른 4.27%를 기록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장 초반에 강세로 출발했다. 국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3.52%로 시작한 뒤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전까지 그 수준이 지속됐다. 하지만 오전10시께 기준금리 인상이 전격적으로 발표되면서 수익률이 급등, 순식간에 3.70%까지 뛰었다. 다만 오후 들어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다소 진정됐다. 채권시장이 이렇게 흔들린 것은 당초 딜러들이 거의 동결을 점친 상태에서 최근 대거 채권을 사들였었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금융투자협회 설문조사에서는 조사대상 전문가의 90%가 기준금리 ‘동결’을 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됐고 다시 한국은행에 ‘허를 찔렸다’는 인식이 퍼졌다. 증권사 한 채권딜러는 “기준금리 인상 여지가 있지는 하지만 다음달 인상에 대한 강력한 시사 정도에 그칠 것으로 대개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장 예상과는 달리 금통위가 전격적인 금리인상을 발표하자 매물이 쏟아지면서 수익률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기습인상으로 올해 기준금리 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이는 것도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당초 연내 0.50~0.75%포인트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었지만 이제는 1%포인트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채권시장의 추가 약세도 불가피하다. 다른 증권사의 한 임원은 “지난해도 금통위와 시장의 인식이 몇 번 어긋났었는 데 모두 ‘인상’기대에 ‘동결’로 결정된 것이 문제였지만 이번에는 결과가 ‘인상’이어서 혼란이 더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와 함께 약화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악재다. 외국인들은 이날 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현재 1,57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물량을 쏟아냈다. 나흘만에 매도세로 돌변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 한달간 보유채권 잔액에서 6조원을 털어낸 후 이달 들어 매도세가 잠잠했지만 다시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보다 빨리 불거지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통화정책 부담과 외국인의 수급부담에 따라 단기물의 약세가 예상되는 반면에 보험사 결산 및 위험기준자기자본(RBC) 제도 실시로 5년 이상 장기물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에 베팅할 것을 권고했다. .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충격 받았기는 하지만 국내외 악재가 많아 추가 금리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