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임단협 무분규 원년' 올해도 물 건너가

사측 일괄제시안 수용불구 집행부서 거부<br>"일자리 지키고 싶다" 조합원 항의 줄이어<br>'21년째 파업'으로 금전 손실만 11兆 달해


'임단협 무분규 원년' 올해도 물 건너가 사측 일괄제시안 수용불구 집행부서 거부"일자리 지키고 싶다" 조합원 항의 줄이어'21년째 파업'으로 금전 손실만 11兆 달해 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관련기사 • 조합원 "협상 재개" 외면한 노조 결국 파업 • 현대차 노조 파업 결의… 주가 향방은? • 현대차 파업은 예고된 시나리오? “경쟁사들이 지금 우리의 모습을 얼마나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겠습니까.” 윤여철 현대차 사장이 27일 현대차 임직원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의 한 구절이다. 이 통신문에서 윤 사장은 “여러분 모두 우리 회사의 노사문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얼마나 차가운지 잘 알 것”이라며 “노사갈등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비난과 질책이 쏟아질지 두렵기만 하다”고 속마음을 토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에도 역시 파업을 선택했다. 올해만 벌써 세 차례의 파업행위다. 국민들은 올해 무분규 원년이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지만 이마저 여지없이 무너져내렸다. ◇물 건너간 ‘무분규 시대’=파업 수순을 밟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이날 오후 대의원 회의에서 예정대로 ‘파업 강행’을 결의했다. ‘무분규 원년’을 기대했던 회사와 온건노선 노조원들의 기대는 이로써 물거품이 됐다. 지난 1987년 이후 21년째 파업행진(1994년 제외)을 이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부터 올 6월 말까지 모두 347일간 파업을 벌여 107만3,693대의 생산차질과 10조9,205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올해에도 노사 상생의 기틀을 마련하지 못하고 소모적인 파업에 시달린다면 국내외 고객들은 더 이상 현대차에 기대를 걸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차 노조는 이 같은 위기상황을 직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소모적 파업 탈피 노력도 무위로=현대차 노사관계는 올해 회사 안팎에서 상당한 기대를 모았다. 올초 성과급 지급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 등이 있었지만 노사관계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인 올해 임단협을 계기로 무분규 시대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현장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끝없이 이어져온 파업을 그만하자는 반대 입장이 많았다. 생존기반인 고객들의 항의 수위도 갈수록 만만찮아 ‘파업만은 자제하자’는 의견이 비등했었다. 특히 노조가 요구했던 일괄제시안을 회사 측이 기꺼이 받아들이자 ‘이번에는 진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키웠었다. ‘이만하면 됐다’는 노조원들의 의견이 상당했지만 노조집행부는 결국 파업을 선택했다. 이번 파업결의 소식은 노사상생의 기회를 노조 스스로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셈이다. ◇소중한 일자리를 지키고 싶다=노조집행부는 파업을 강행하려 들지만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파업 반대 의견이 거세다. “조합원의 실익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조금 더 안 준다고 파업으로 가야 하나.(ID 평범 노조원)” “난 당신들에게 나의 일자리를, 운명을 맡기고 싶지 않다”는 항의가 줄을 이었다. 울산 시민들도 현대차의 무분규 타결을 촉구했다. 음식점 주인들은 현대차가 올해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하면 현대차만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진철호 지회장은 “현대차 노사가 올해 무분규 타결로 시민의 박수를 받으면 회원들이 현대차만 사는 등 회사를 적극 도울 것을 약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개인택시조합도 오는 30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노사에 무분규를 촉구하기로 했다. 입력시간 : 2007/08/2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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