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9월21일] 매카덤 & 도로


차(車)를 타고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요즘이야 봄ㆍ가을이겠지만 예전에는 겨울이었다. 길이 꽁꽁 얼었으니까. 진흙탕인 도로 1㎞를 지나기 위해 몇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19세기 초반까지는. 산업혁명 초기에 자동차보다 철도가 먼저 발명되고 각광 받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도로를 포장하려면 무엇보다 비쌌다. 간선도로망만 9만㎞를 건설했다는 로마시대부터 전래된 공법(땅을 0.9~1.5m 깊이로 파고 모래-큰 돌-석회석과 자갈-화강암을 차례로 쌓는 방식)을 모방했지만 기술도 잊혀지고 돈이 많이 들었다. 도로가 재탄생한 것은 1783년. 존 매카덤(John McAdamㆍ1756. 9. 21~1836. 11. 26)이 새로운 포장법을 선보이면서부터다. 매카덤은 배수를 위해 원래 지반보다 높게 노반을 형성한 뒤 돌을 직경 5~8㎝ 크기로 부숴 20㎝ 두께로 깔았다. 그 위에 2~3㎝의 돌이 서로 맞물리도록 배열하며 5㎝ 두께가 되면 롤러로 다졌다. 매카덤이 개발한 공법은 옛 방식보다 비용은 물론 공기도 단축시켰다. 성능도 뛰어났다. 마차가 매카덤식 도로에서 마차가 내는 평균 속도는 시속 15㎞. 진흙탕 길보다 10배 이상 빨랐다. 매카덤 공법이 주목 받은 곳은 미국. 연방의회가 결의한 최초의 도로 예산으로 착공된 컴버랜드 유료도로를 비롯, 초기 도로가 모두 매카덤 공법으로 지어졌다. 매카덤 공법은 석유 찌꺼기인 타르를 칠한 타르-매카덤 공법을 걸쳐 현대 아스팔트 포장법으로 이어졌다. 매카덤은 우리와도 인연이 깊다. 지금은 아스콘으로 덧씌워져 있지만 경부고속도로 이전에 뚫린 대부분의 포장도로가 타르-매카덤 공법으로 건설됐다. 한국에서 요즘 건설되는 기간도로는 아스콘의 두께나 품질에서 세계 최상급이라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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