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포스코 새 성장동력은 전기차

권오준 체제 출범… 강판 테슬라 모델에 이미 적용<br>부품서 배터리 소재까지 계열사별 연구개발 총력


14일 포스코 회장에 정식 취임하는 권오준(사진) 신임 회장이 첫 역점사업으로 '전기차' 카드를 꺼내들었다. 포스코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은 자동차 강판과 부품, 배터리 소재 개발, 관련 인프라 구축 등으로 전기차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기술의 포스코'를 표방하는 권 회장이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신소재 개발도 강조해 취임 이후 전기차 관련 연구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포스코는 15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에 포스코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열리는 전기차 박람회에서 포스코·포스코ICT·포스코켐텍·포스코ESM 등이 앞선 기술력을 선보인다.

포스코는 전기차에 주로 차체용 강판을 공급하지만 관련 소재 개발에도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포스코가 개발한 초경량 고강도 강판은 전기차의 프레임이나 외판재를 만드는 데 쓰인다. 일반 차체보다 초고강도강(UHSS) 사용량을 40% 이상 늘려 차체 무게를 약 25% 가볍게 했지만 강도가 높아 오는 2015년 적용될 전기차의 국제충돌안전규제 기준도 충족했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이 출시한 SM3 Z E와 스파크 EV의 차체에 이미 장착됐고 출시 예정인 기아자동차 쏘울 EV에도 포스코 제품이 적용됐다.


포스코는 이 밖에도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프레임이나 외판재에 쓰이는 마그네슘, 모터에 들어가는 Nd 영구자석 등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리튬은 특히 권 회장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주도적으로 연구해온 작품이다. 4월 아르헨티나에 파일럿플랜트가 준공될 예정이다. RIST 관계자는 "포스코의 기술은 기존에 비해 공정이 단축되고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어 상용화될 경우 수익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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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개발한 전기강판도 전기차의 핵심 소재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전기강판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신재생에너지 소재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친환경차에서는 모터나 변압기의 철심 등으로 사용된다. 포스코는 전기강판에 대한 요구가 커짐에 따라 수년 전부터 선제대응에 나섰다. 포항(연 100만톤)과 중국(연 30만톤)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인도에 30만톤 규모의 전기강판 공장을 준공해 총 160만톤 체제를 갖췄다. 스파크 EV, 쏘울 EV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테슬라모터스의 모델S에도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가 전기강판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일본의 신일철주금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최근 국내에서는 포스코의 손을 들어줬다.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은 전기차 배터리로 쓰이는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음극재와 양극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2011년 음극재 공장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지용 음극재를 출하했다. 포스코ESM은 2012년 보광그룹 휘닉스소재와 포스코가 합작한 법인으로, 경제성이 우수한 리튬-망간 계열 양극재를 개발해냈다.

이처럼 포스코는 철강을 비롯한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며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사들이 철강공급 과잉으로 수요처 확보에 열을 올리며 자동차 관련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데, 포스코는 전기차의 다양한 부품 및 소재 개발에서 비교 우위를 점한 상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일반 자동차에 비해 강판은 물론 소재 분양에서 더 높은 수준의 품질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포스코는 나아가 계열사인 포스코ICT가 전기자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통합관제센터 등 운영도 맡는다. BMW가 오는 4월 국내에 전기차 i3 출시를 앞두고 포스코ICT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기로 협약을 맺었고, 민간 차원의 전기차 충전인프라 설치 및 운영은 이번이 처음이다.

완성차 제조 경험이 전무한 벤처회사였던 테슬라가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 지 10여년 만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포스코 역시 마음만 먹으면 '한국의 테슬라'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포스코의 연구개발이 빨라지고 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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