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인 씨티그룹이 전세계 조직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씨티은행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피하고 퇴직자에 의한 자연감소분을 메우지 않는 형태의 미세 조정으로 인력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엔 당분간 신입사원 선발 등 추가 직원 채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씨티은행 고위 관계자는 “씨티그룹이 전체 직원의 5%에 달하는 1만5,000명 안팎의 구조조정 방안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한국씨티은행은 한국적 실정을 감안해 감원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씨티은행은 감원 대신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며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 지역 본부의 인원 감축 폭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전세계 100개국에 8,100개 지점, 32만7,000명의 임직원을 확보하고 있어 1만5,000명 감원은 전체 직원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씨티그룹은 최근 매출보다 비용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주주들의 실적개선 요구가 거세진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씨티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도 구조조정을 비켜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는 찰스 프린스 회장이 CEO로 지명된 후 첫번째 단행한 M&A로 찰스 회장은 한국씨티은행의 성과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씨티은행의 실적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하는 방안까지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