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4 지방선거 이런 점이 달랐다] 세월호 이슈·가족 변수·텃밭 불안·정책공약 실종

세월호 참사… 경선 순연 등 선거이슈 블랙홀로

가족 변수… 정몽준 아들·고승덕 딸 발언 논란

텃밭 불안… 부산·광주 무소속 바람에 초박빙

정책 실종… 네거티브전으로 고소·고발 잇따라

6·4 지방선거는 세월호 침몰 참사가 모든 이슈를 잠재우면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여야 후보들은 국민적 추도 분위기를 감안, 몸을 바짝 낮춘 채 '조용한 선거전'을 진행했다. 아울러 후보자 가족들의 '폭탄발언'이 판세를 뒤흔들고 부산·광주 등 여야의 텃밭 지역이 무소속 후보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선거 레이스가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정책경쟁은 실종된 채 경쟁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흑색·비방전이 기승을 부린 현상은 두고두고 되짚어볼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선거 이슈 '블랙홀'


지난 4월16일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하면서 모든 선거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정치권의 경선 일정이 줄줄이 순연됐고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기한 직전에야 각 당의 출마자들이 정해졌다. 이는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기대했던 여권의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부실대처 문제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세월호 참사 국면 초기에 침묵을 지켰던 야권은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가 시작된 5월 중순께부터 '세월호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부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제심리'도 부각됐다.

다만 선거가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보수층 결집현상이 두드러지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여야가 각 지역에서 '51대49'의 팽팽한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최대 변수는 '가족'

후보자 가족들이 시쳇말로 선거판을 '들었다 놨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 예선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4월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 대통령의 진도 현장 방문 비난여론과 관련해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느냐"는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경쟁상대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후보와 대등한 수치를 보였던 정 후보의 지지율은 아들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후 하락곡선을 그렸다.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장녀 희경(미국명 캔디 고)씨의 폭탄발언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희경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민들에게'라는 글을 올리며 자녀를 돌보지 않은 고 후보가 교육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는 기자회견에서도 특정 경쟁후보를 겨냥해 "공작정치의 일환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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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텃밭 지역 '흔들'…"수성 쉽지 않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여야의 '정치적 거점'으로 여겨지는 부산과 광주에서 '무소속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부산은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후 야권 후보에게 당선을 허락한 적이 없는 '난공불락'의 지역이다.

'야권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 역시 윤장현 새정치연합 후보를 상대로 강운태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만일 강 후보가 당선된다면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무소속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역시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정책공약 실종…"흑색·비방만 남았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및 후보자 간 정책대결이 자취를 감췄다. 세월호 참사 이후 너나 할 것 없이 안전 관련 공약을 내놓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이 나온다.

정책대결이 빠진 자리는 '네거티브전'으로 채워졌다. 여야 격전지에선 후보 간 고소·고발도 잇따랐다.

박원순 후보 측은 2일 정몽준 후보 측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밝혔다. 정 후보 측에서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박 후보의 부인 강난희씨와 세월호의 실질적 선주인 유병언 일가와의 관련성을 해명하라"고 요구한 것이 발단이었다.

경기도에서도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가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백현종 통합진보당 경기지사 후보 사퇴와 관련해 남 후보 측이 "제2의 이정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으로 대량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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