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평택 고덕산단 수조원 투자] 수원~구미 경부축 첨단벨트 완성… 미래 먹거리 육성 전진기지로

392만㎡ 부지에 2차전지·LED 등 신수종사업 투자

도내 중기 지원 위해 기금 조성·병원 설립도 검토

경기도는 삼성 전담팀 구성해 인허가 등 입주 협력

경기 평택시 고덕면 일원에 들어서는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의 부지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고덕산단은 내년 말 부지조성이 완료되면 삼성전자가 단독 입주한다. /사진제공=경기도시공사

고덕산업단지 조감도. /사진제공=경기도시공사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서둘러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 이뤄진 투자가 주로 휴대폰이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제품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고덕산단 내에는 리튬이온 2차전지, 의료기기, 발광다이오드(LED) 등 그룹 차원에서 적극 육성하고 있는 신수종 사업을 비롯해 소재·부품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의 추격으로 실적이 악화일로에 처한 상황에서 고덕산단을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고덕산단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대기업들의 해외투자 확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누그러뜨리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용인·화성·평택·아산·구미 잇는 경부축 전자벨트 완성=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달 12일에 만나 평택 고덕산업단지를 우리나라 첨단산업의 메카로 육성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시 모곡·지제·장당동과 고덕면 일원에 조성되는 고덕산단은 부지 면적만 392만8,000㎡(약 119만평)에 이르며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입주한다. 지난해 3월부터 부지 조성공사를 시작해 현재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고덕산단에 투자하는 규모는 최소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땅값만 1조5,000억원 안팎에 달하는데다 총 115만㎡ 규모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 70억달러가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3배 규모인 고덕산단에는 최대 15조~20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고덕산단에 어떤 사업 부문을 입주시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휴대폰이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제품보다는 자동차용 배터리를 비롯해 의료기기·LED·바이오제약·태양전지 등 5대 신수종 사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과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이미 국내보다는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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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산단이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최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조성되면 수원 디지털시티(소비자가전 및 연구개발)와 용인·화성 나노시티(반도체), 천안·아산 디스플레이시티(디스플레이), 구미 스마트시티(휴대폰)를 잇는 경부축 전자벨트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0년 입주협약식에서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던 최지성 그룹 미래전략실장은 "2020년 매출 4,000억달러를 올리는 글로벌 톱10 기업으로의 도약이 목표인 만큼 그때까지 5대 신수종 사업에서만 5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며 "평택의 삼성은 수원 디지털시티, 기흥 나노시티, 천안 등과 함께 최첨단 단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도 "전담팀 구성해 투자 적극 지원"…삼성, 병원 설립 긍정 검토=삼성전자는 지역발전을 위해 투자를 늘려달라는 도(道)의 요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청이 이전할 예정인 광교신도시의 조기 안착과 지역경제의 핵심이 될 광교테크노밸리 활성화를 위해 도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금 조성과 자금 지원 등 지방자치단체 정책에 대해 경기도 내 최대 투자기업으로서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또 경기도에 병원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화성·오산·평택 등 경기 남부권역에 대형 병원이 적어 지역민들이 불편을 겪는 점을 감안해 500병상 이상의 대형 병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병원 부지로는 수원 성균관대 수목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지자체 차원의 협조와 지원을 당부했고 남 지사도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했다는 전언이다. 이 부회장은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설립 과정을 소개하면서 "중국은 삼성전자를 위해 성(省) 정부가 전담팀을 만들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며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남 지사는 적극적인 지원 약속과 함께 이미 삼성전자 전담팀 구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경기도는 이 부회장과 남 지사의 회동 후인 지난달 말 실무 미팅을 갖고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 이 부회장과 남 지사는 조만간 다시 만나 추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도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성장 한계 돌파, 국가·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덕산단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할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며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내수 부진과 일자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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