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한국군단 주춤… 미국 선수 리더보드 장악

LPGA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톱11중 美 7명… 韓,김세영만 진입

터멀리스 11시즌만에 깜짝 첫 승

'부활 조짐' 대만 청야니도 위협적


한 시즌 12승 합작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를 지배하던 한국 선수들의 기세가 최근 주춤한 모양새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박인비(27·KB금융그룹)의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9월을 맞게 됐다.


31일 미국 앨라배마주 프랫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트레일(파72·6,955야드)에서 끝난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은 미국 선수들의 잔치로 끝났다. 17언더파 우승자 크리스 터멀리스(35·미국)를 포함해 공동 9위까지 11명 가운데 미국인이 7명이었다. 한국 선수 중 최고 순위는 김세영(22·미래에셋)의 공동 9위(10언더파)였다. 4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탓에 우승 경쟁에 뛰어들지 못했다. 김효주(20·롯데)와 박희영(28·하나금융그룹)은 8언더파 공동 13위. 박인비가 불참했다고는 하지만 톱10 1명 진입은 한국 군단에 어울리지 않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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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 대회 우승은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 뉴질랜드 국적인 리디아 고, 미국의 터멀리스가 차례로 가져갔다. 다음 대회는 오는 9월10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에서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시즌 종료까지는 에비앙 포함 8개 대회가 남았다.

터멀리스는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보기 1개)를 쓸어담아 '깜짝' 우승(상금 19만5,000달러)을 이뤘다. 합계 17언더파로 청야니(대만)와 오스틴 언스트(미국)를 1타 차로 눌렀다. 지난 2005년 데뷔 이후 11시즌째 186번째 대회 만에 거둔 첫 승.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기록한 4위였다. 세계랭킹도 125위에서 73위로 끌어올린 터멀리스는 흑인 남성 캐디인 토머스 모션 프랭크에게 공을 돌렸다. LPGA 캐디 경력만 30년이 넘는 프랭크는 4개월여 전 번개에 이은 화재로 자택을 잃은 슬픔을 터멀리스의 우승으로 다소 덜게 됐다. 터멀리스는 프랭크를 돕기 위해 동료들과 1만4,000달러 이상의 돈을 모으기도 했다. 터멀리스는 "집이 불에 탄 직후에도 프랭크는 의연했다. '건강한 몸과 친구·가족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는 문자를 보내왔다"며 "그런 그는 내게 엄청난 영감을 준다. 자신감을 잃었을 때도 다시 한 번 해보자고 용기를 북돋우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랭킹 1위 청야니의 부활 조짐도 한국 선수들에게는 위협적이다. 마지막 홀 5.5m짜리 퍼트가 홀을 스치고 지나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지 못했지만 자신감은 회복하고도 남은 듯했다. 통산 15승 뒤 3년 반 동안 우승이 없는 청야니는 올 시즌 두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그는 "우승할 준비가 된 것 같다. 코스에서 아주 편안한 느낌이 든다"며 "골프를 즐기며 웃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세계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12언더파 공동 6위에 올라 4개 대회 연속 톱10을 이어갔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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